OK금융, 부동산PF 리스크에도 외연 확장…상상인저축 인수 완주하나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여부가 이달 중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력 계열사의 부동산PF 리스크 부담이 인수 이후 화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지난달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매각가를 두고 상상인과 OK금융의 셈법이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OK금융은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전 금융권 PF 사업장 합동 매각설명회'를 열고 3월까지 정리 대상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12조5000억원 중 7조4000억원이 정리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정리된 3조5000억원을 제외하면 두 달 안에 3조9000억원 규모가 정리돼야 한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도 큰 익스포저 규모와 연체액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PF 대출 채권 규모는 9404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상 여신은 5298억원이며 여주의 여신 2561억원, 고정이하여신 1349억원, 회수의문 115억원, 추정손실 81억원을 나타냈다. 연체율은 16.66%로 업계 평균인 11.63%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보였다.
OK캐피탈의 경우 2023년부터 부동산PF 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해 사실상 '개점휴업'을 지속하고 있다.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OK캐피탈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은 3720억원 규모다. 특히 11월에는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을 재평가하면서 1843억원의 부실채권이 더해졌다.
OK캐피탈은 부동산PF 관리를 위해 대출채권 상·매각, 경·공매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부실 정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장 상황과 부동산PF 대주단 내 이해관계 등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개점휴업'이 길어지면서 OK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말 영업자산은 2022년말 대비 약 2조원 가량 감소한 1조6939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이 축소되면서 고정이하채권잔액 비율은 30.18%로 30%를 넘어섰다.
OK금융의 주력 계역사인 저축은행과 캐피탈이 부동산PF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부실정리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 리스크도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부동산PF 관련 부실이 심화되면서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비수익여신 자산은 4082억원이며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자산이 2127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2.27%, 연체율은 15.06%이며 정상 여신 비율은 21%밖에 되지 않는다. 부동산PF 관련 대출 연체율은 22.3%로 전년 말에 비해 7.82%포인트(p) 악화됐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과 합병한다면 OK저축은행은 자산규모 기준 업계1위에 올라설 수 있다. 또 현재 영업구역인 서울, 충청, 호남에 더해 경기·인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상상인 입장에서는 영업구역을 무기로 높은 매각가를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OK금융은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인수를 위한 자금을 동원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매각가를 두고 이견이 생긴다면 협상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업계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둔 것 같다"면서 "그룹 차원의 부동산PF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OK금융이 대부업을 청산하면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며 "주력 계열사의 부동산PF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PF 리스크 역시 이어지고 있어 인수 이후 부담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