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정철동' 전략 통했다…LG디스플레이 흑자전환 '9부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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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에 이른바 ‘정철동(64·사진) 매직’이 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이 1년 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구조 고도화에 고삐를 쥔 결과 흑자 전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 업체는 1년간 OLED 사업 모든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강화해 원가 혁신 및 운영 효율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가 2023년 대비 2조 원 가량 줄어드는 등 경영정상화를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러한 사업 기조를 이어가 실적 턴어라운드(개선)을 앞당긴다는 경영전략을 마련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6조6153억원과 영업손실 560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7조8328억원,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특히 적자 규모 축소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영업이익 2조2306억원을 마지막으로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09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1년간 영업손실을 약 2조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손실 규모를 계속 줄여 4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따른 결과다. LG이스플레이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분기 4694억원 △2분기 937억원 △3분기 806억원이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57%, 89.4%, 88% 감소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OLED 제품 비중은 △2021년 36% △2022년 40% △2023년 48%로 계속 늘어나 지난해 55%를 기록하는 등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OLED 비중은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60%로 역대 최대치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2% △IT(정보기술)용 패널(모니터, 노트북 PC, 태블릿 등) 2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42% △차량용 패널 8%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및 기타 부문은 OLED 공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패널 출하량을 해마다 늘리는 추세"라며 "IT 부문은 전방위 수요가 줄어 제품별·고객사별 출하량도 차이가 나고 있지만 OLED 패널을 탑재한 TV와 차량용 패널 매출은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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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에도 OLED 사업 모든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간다.
우선 중소형 OLED 사업 중 모바일용 OLED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미래 기술 수요에 발맞춰 경쟁력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생산 역량을 강화해 계절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에 대비하며 제품을 다변화해 출하량을 늘리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IT용 OLED는 수년간에 걸쳐 축적한 탠덤 OLED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해 급변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생산 체계를 효율적으로 할 예정이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두 개로 쌓아 단일층 방식에 비해 더 밝고 더 오래 사용하는 등 내구성이 좋아진 점이 특징이다.
대형 OLED 사업은 초대형 제품을 비롯해 AI(인공지능) TV 시대에 최적화된 4세대 OLED TV, 게이밍 모니터 등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제품 라인업(종류)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실수요에 따른 효율적인 생산·판매 전략·원가 절감 등 운영 구조를 혁신해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성장'을 추진한다.
차량용 사업은 탠덤 기술 기반의 △P(플라스틱)-OLED △ATO(Advanced Thin(첨단박막) OLED) △하이엔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액정표시장치) 등 차별화된 제품·기술 포트폴리오와 고객군 확대를 기반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방침이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은 정철동 대표의 최근 행보에서도 묻어난다.
정 대표는 최근 공시를 통해 자사주 1만2460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는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회사 미래 가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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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신감은 그가 지난해 추진한 사업 고도화 및 인력 효율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과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경쟁력이 떨어진 대형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IT 제품과 차량용 하이엔드 LCD만 유지하게 됐다.
또한 지난해 6월 경북 구미공장과 경기도 파주공장의 만 20세 이상 및 근속 3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조직별 근속 5년 이상 직원 중 만 40세 이상이거나 책임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비용을 절감했다.
정 대표의 이와 같은 고강도 체질 개선 전략이 올해 효과를 발휘해 연간 흑자 구조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고강도 사업구조 재편을 강력하게 추진했는데 지난해 실적이 그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지난해보다 낙관적"이라며 "이는 스마트폰 AI 기능 확대에 따른 교체 수요, 프리미엄 OLED IT·TV 출하량 증가 등 호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시장 전망과 정 대표 전략이 맞물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