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두 가지 통계조사로 본 사교육비 실태 (上)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8.14 00:30 ㅣ 수정 : 2024.08.14 00:30

[기사요약]
입시 통한 우수한 대학 입학 - 사회적 이동, 즉 출세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다른 나라보다 사교육 활성화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선호 - 공교육만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한 학생과 학부모, 너나 할 것 없이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몰입, 노동경제학의 ‘신호이론’으로 어느 정도 설명 가능
‘가계동향조사’로 본 학원·보습 교육비의 증가세, 2021년 1/4분기부터 한 차례 제외하고는 계속 늘어..
다른 지출 항목 줄여서라도 학원·보습교육 등 사교육 지출은 가능한 줄이지 않는 현실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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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높은 교육열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사농공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배움을 중시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이 사회적 신분 이동, 즉 출세를 위한 효과적 수단이라는 인식이 지배하면서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다. 그 결과 한국의 사교육비는 가계 살림살이에 큰 부담을 줄 정도로 늘어만 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와 ‘초중고사교육비조사’라는 두 가지 통계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실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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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사교육은 일반적으로 정규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교육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학생들이 정규교육 이외에 별도로 받는 교육을 말한다.

 

주로 학부모나 학생이 추가 학습을 원하거나 필요로 할 때 학원에 가거나 인터넷 강의 등을 수강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사교육은 원래 학교 교육에서 다루지 않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별도로 보충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주로 학교 성적을 올리거나 입시 준비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 사교육 활성화, 노동경제학의 ‘신호이론’으로 어느 정도 설명 가능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직업의 귀천을 ‘사농공상’ 즉, 선비, 농민, 장인, 상인 등의 순으로 구분해 나눌 정도로 배움을 중시했다.

 

과거제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오직 배움으로 입신양명을 이룰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배움, 특히 입시제도를 통한 우수한 대학 입학은 사회적 이동, 즉 출세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신호이론(signaling theory)’으로 어느 정도 설명된다.

 

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우수한 대학의 졸업장이라는 간판은 개인의 숨겨져 있는 능력을 알려주는 ‘신호’(signal) 역할을 한다. 기업은 근로자를 채용할 때 능력 있는 인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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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gencyspotter]

 

하지만 기업이 근로자의 능력을 꼼꼼히 관찰하고 평가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된다. 이를 ‘선별비용(screening cost)’이라고 한다. 하지만 채용할 때 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학력이라는 간판을 이용하면 선별비용을 쉽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을 얻으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교육만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해 너나 할 것 없이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갔다고 볼 수 있다.

 


• ‘가계동향조사’로 본 학원·보습 교육비, 2021년 1/4분기부터 한 차례 제외하고는 계속 늘고 있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가구당 월평균 교육 지출은 24만 3,980원이다. 이때 교육 지출은 정규교육 지출, 학원·보습교육 지출, 그리고 기타교육 지출로 구성되어 있다.

 

정규교육은 정규교육기관에서 수행하는 교육으로 초등교육(유치원 및 초등학교), 중등교육(중학교 및 고등학교), 그리고 2년제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말한다.

 

학원·보습교육은 정규교육기관이 아닌 학원에서 학생 및 성인이 교육을 받는 것이다.

 

기타교육은 정규교육과 학원·보습교육에 포함되지 않는 교육훈련 및 연수서비스를 말한다.

 

< 가구당 월평균 학원·보습교육 지출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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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이중 사교육비와 밀접하게 연관된 학원·보습교육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16만 4,314원으로 월평균 교육 지출의 67.3%를 차지한다.

 

올해 1/4분기 가구당 월평균 학원·보습교육 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학원·보습교육 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 볼 때 과거보다 둔화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학원·보습교육 지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다른 항목과 달리 2021년 1/4분기부터 단 한 차례(2023년 4/4분기 –0.5%)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 가계는 다른 지출 항목을 줄여서라도 학원·보습교육 등 사교육에 대한 지출은 가능한 줄이지 않고 쓴다는 것이다.

 

< 가구당 월평균 학원·보습교육 지출액 증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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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현실적으로 팍팍한 살림살이로 인해 전업주부들이 아이들 학원비 마련을 위해 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정도로 자녀들의 사교육비는 상당한 부담이다.

 

그런데 자녀를 학원에 보내본 사람들은 ‘가계동향조사’로 본 학원·보습교육의 월평균 지출액이 너무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가계동향조사’의 학원·보습교육비가 초중고 학생을 학원에 보낸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학원·보습교육 실적이 없는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금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가구를 제외하고 볼 필요가 있다.

 

< 2023년 1/4분기 소득 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학원·보습 교육 지출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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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만 13~18세 자녀가 있고 학원·보습 교육비 지출이 있는 가구 기준 [자료=통계청]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3년 1/4분기에 가계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에서 만 13~18세 자녀가 있고 사교육에 참여한 가구의 월평균 학원·보습교육비는 114만 3,000원이었다.

 

이에 비해 소득 4분위 가구는 84만 9,000원, 소득 3분위 63만 6,000원, 소득 2분위 51만 5,000원, 그리고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48만 2,000원이었다. 즉, 가계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학원·보습교육에 대한 지출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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