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7.26 22:36 ㅣ 수정 : 2024.07.26 22:36
한 발짝 물러서길 바라는 동행노조와 강경한 전삼노 간 ‘갈등’ 동행노조, 26일 조합원에 전삼노 총파업 규탄 이메일 발송 내달 5일 전삼노 대표교섭권 기간 만료…29일 ‘끝장 교섭’ 동행노조가 사측에 교섭 요구할 경우 파업 종료 가능성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삼성전자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조 동행’(이하 동행노조)은 사내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3주째 총파업을 하며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데 비판하고 나섰다.
동행노조가 전삼노의 행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오는 8월 초까지 전삼노와 사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전삼노는 '대표교섭 노조'의 지위를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는 다음달 4일까지 대표교섭 노조의 지위를 보장받는데, 이후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하거나 개별 교섭을 할 수 있다. 전삼노가 대표교섭 지위를 상실하면 파업도 자연스럽게 종료된다.
삼성전자에는 전삼노, 동행노조, 사무직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전자지부(옛 DX지부) 등 5개 노조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26일 조합원들에게 "기대했던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이메일을 발송했다.
동행노조는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강성 노조의 힘은 앞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실망만 안겨줄 것"이라면서 "전삼노는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회사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하는 노동조합이다. 직원들만 서로 갈라지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가 배포한 이메일을 내용을 통해 전삼노와 사측이 서로의 요구사항을 계속 몰아붙이며 양보 없는 싸움을 할 경우 동행노조에 의해 전삼노가 대표교섭 지위를 상실하고, 파업도 일단락된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에 전삼노가 동행노조의 뜻을 받아들여 한 발짝 물러나 사측과 협상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노조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삼노의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을 전후해 삼성전자지부는 과거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2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8월 5일 변경사항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그 전에 (교섭을)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사측과 오는 29일부터 3일간 '끝장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삼노는 대표교섭권 기한이 10여일 남은 만큼 이번 협상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