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현대차 노조, ‘임금 인상‧정년연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박진영 기자 입력 : 2024.07.09 15:38 ㅣ 수정 : 2024.07.09 15:38

8일, 12차 교섭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도출…12일 전체 투표서 가결 시 마무리
임금인상=기본급 11만2000원 인상‧성과금 500% 지급‧성과급 일시금 1800만원 지급
정년연장=숙련 재고용 기간 1년 추가 연장‧2년간 기술직 800명 추가 채용 등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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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는 8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2025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금 500% 지급, 성과급 일시금 1800만원 지급, 숙련 재고용 기간 1년 추가 연장, 기술직 800명 추가 채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사진은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가 기술직의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 규모 등에서 노조 측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8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다음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잠정합의안은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금 500% 지급’, ‘성과금 일시금 1800만원 지급’, ‘주식 25주 지급’, ‘온누리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한다.

 

또, 다음해부터 2년간 기술직(생산직) 800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을 조성하며 숙련 재고용을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확장하는 ‘숙련 재고용 1+1 제도’를 실시하는데도 합의했다.

 

이 같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합의에 힘입어, 문용문 현대차 10대 노무지부장이 지난해 12월 새로 취임하고 이룬 첫 임협은 무분규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 숙련 재고용 기간 1년 추가…재고용 형태로 정년 만 62세까지 연장 성공 

 

올해 교섭에서 현대차 노조는 기술직 정년을 1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기술직 정년인 만 60세는 한창 일할만큼 젊은 나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인 상황에서 매년 2000명 이상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는데 따른 조합원들의 요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노조는 막판까지 정년 연장에 대한 줄다리기를 계속 이어갔고, 기술직 촉탁 계약 기간을 총 2년으로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촉탁 계약은 정년퇴직한 조합원을 재고용하고, 신입사원과 비슷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노조는 올해 교섭을 통해 숙련 재고용 기간을 기존 1년에서 1년 더 연장하면서 재고용 형태로 정년을 만 62세까지 연장했다. 현대차 기술직의 정년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재고용기간 동안 기술직 근로자들이 기존에 근무하던 공정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또, 컨베어 수당을 11년 만에 인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S급 근로자를 기준으로 지난 2006년 6만2000원이던 컨베어 수당은 2013년 7만4000원으로 오른 후 10년이 넘도록 인상이 없었다. 올해 교섭에서 컨베어 수당을 9만1000원으로 합의하면서 11년 만에 22.9%P 인상을 이끌었다.

 

노조는 사측과 다음해 상반기에 정년 연장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하면서 올해 교섭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 내년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작년 현대차 최고 실적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 합의 도달

 

노사는 다음해 기본급을 11만2000원 인상하는데 합의해 현대차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합의에 도달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기본급 11만원을 넘은데 이어 연이은 쾌거다.

 

역대 최대 기본급 합의는 지난해 현대차의 최고 실적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의 연이은 실적 상승에 현대차 노사는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문용문 현대차 10대 노무지부장이 "무쟁의 5년, 노조 투쟁 통력은 사라졌다.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한다"며 사측과의 관계에 선을 그어 노사 간의 큰 대립을 예고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는데 부담이 적은 현대차의 더부룩한 주머니 사정과 4차 산업‧친환경 차량 등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조합원의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노조 측의 새로운 방식의 조합 활동 방향이 만들어낸 결과로 분석된다.

 

노사 임협이 최종 마무리되면 현대차 근로자의 임금 인상 폭이 10% 이상을 웃도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다음해 현대차 노동자의 연봉이 기본급과 성과급, 수당 등을 모두 더해 올해보다 평균 11% 정도 오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한편, 올해 현대차 노사 임협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마무리된다. 전체투표는 오는 12일 오전6시부터 11시30분까지 현대차 울산공장과 각 위원회 지정 장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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