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오면 연아 만나자? “김연아 x 이만기”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낯선 조합이 만드는 꿀캐미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KB손해보험 광고 모델 하면 피겨 퀸 김연아가 떠오른다. 만약 퀸 김연아와 광고에 함께 출연할 남자 모델을 추천하라면 김연아와 어울릴만한 꽃미남 한류 스타, 글로벌 K-pop 아이돌, 스포츠인 이라면 손흥민 급의 젊고 잘 알려진 글로벌 스타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는 180도 다른 모델 캐스팅으로 소비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우아한 피겨와는 결이 다른 힘쓰는 씨름선수 출신, 나이도 거의 아버지뻘에 가까운, 게다가 신비감이라고는 1도 없는 편안한 동네 아저씨 왕년의 씨름 스타 이만기선생(?)이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광고에서의 역할 또한 이병헌, 현빈, 다니엘 헤니 등의 단골 배역인 비밀요원 스파이로 등장한다. 만약 이만기 선생이 가진 것 중 딱 한가지만 아니었다면 완전히 폭망한 모델 캐스팅이다.
그러나 그 한가지가 바로 성공 모델 캐스팅을 만든 신의 한 수다. 그것은 바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만기선생의 이름 “만기”다. 이름 덕에 퀸 연아와 함께 광고를 찍게 된 것이다. 만기선생 자신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이름을 지어주신 부모님 덕이랄까?
“만기”라는 이름이 신의 한 수인 이유는 1년 단위로 계약을 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이라는 업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보험에 가입하고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만기”가 다가와 보험을 연장할 때가 되어서야 보험 회사의 이름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소비자 행동 패턴에 대한 Insight를 광고에 제대로 담아냈다. 즉 “만기 = KB손해보험”이라는 등식을 소비자에게 깊이 각인 시킨다는 얘기다.
[KB손해보험 다이렉트 만기오면, 연아의 KB다이렉트 편]
어두운 강당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김연아 : 45너1065 만기! 389버1207 만기! 위치로!
“위치로”라는 연아의 명령에 이만기가 터널, 도로, 평원을 지나 주차장으로 달려간다
김연아 : 365일 24시간 대한민국 전국 각지로 만기들이 달려간다
선을 넘어 주차된 차를 옮기고, 차에 깔린 축구공을 꺼내주며 엄청난 속도로 달려 간다
김연아 : 장애물들은 날려 버리며 목표물을 향해 직진한다 / 그를 막을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 마침내 장면이 바뀌어 두 남자가 차 안에서 대화한다
남자 1 : (카톡 소리) 누구야?
남자 2 : 만기
남자 1 : 에이 자동차 보험이 만기!
만기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만기가 뒷자리에 쓱 나타난다 / 달리는 차 옆으로 쓱, 모니터를 켜는 순간 쓱 하고 이만기가 나타난다
남자 3 : 누구세요?
이만기 : 만기 왔다
김연아 : 자동차 운전자라면 누구에게나 만기가 찾아온다
만기오면 연아의 KB다이렉트
김연아 x 이만기 : 만기오면 연아만나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퀸 김연아와 “만기”요원의 광고는 광고를 평가하는 주요 척도인 R.O.I.(Relevance, Originality, Impact) 중 전략적 요소인 연관성 측면에서 탁월하다. 다시 말하면 보험업의 본질과 소비자 인싸이트를 제대로 반영한 매우 전략적인 광고라는 얘기다.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낯선 모델 조합이 주는 의외성과 자동차보험 업계의 키워드인 “만기”와 같은 이름의 진짜 만기선생이 등장해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며 광고의 재미뿐 아니라 소비자의 공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는 광고에 새로 투입된 “만기”가 만들어낸 나비효과가 아닐까?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