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인터넷은행 3사, 수익성 극대화 나선다...비용·건전성 관리 고삐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해 1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가 본격적인 수익성 제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다져놓은 영업 기반으로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비용·건전성 관리로 이익 지표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112억원, 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카카오뱅크는 9.1%, 케이뱅크는 388%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두 은행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토스뱅크는 아직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을 통해 토스뱅크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 1분기 1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1분기(280억원 순손실)보다 428억원 늘어나면서 흑자 전환했다.
최근 인뱅들의 영업 지표를 보면 양적 성장이 뚜렷하다. 올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각각 2356만명, 1033만명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1000만 고객을 돌파했다. 현재 인뱅 3사의 고객 수는 단순 합계로 4500만명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 수익의 근간이 되는 대출 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여신 잔액은 4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29조3000억원) 대비 40.9% 증가했고,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11조9400억원에서 14조7600억원으로 23.6%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올 1분기 이자 이익 증가율은 카카오뱅크가 29.0%, 케이뱅크가 31.9%를 각각 기록했다.
은행권에선 인뱅들의 이 같은 성장세가 일회성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플랫폼 경쟁력으로 구축한 영업 기반이 수익성 지표 개선으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2.18%, 2.40%로 5대 시중은행(1.50~1.87%)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인뱅 업계는 본궤도에 오른 수익 성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최근 인뱅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내린 점도 수익성 관리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그동안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고객과 수신고 확보에 집중해왔는데, 이자 비용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0%로 5대 시중은행(연 3.50~3.60%)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이자 비용은 5120억원으로 전년동기(3731억원) 대비 37.2% 늘었다. 토스뱅크도 고객 확보에 ‘효자’ 역할을 했던 수시입출금식통장(파킹통장) 금리를 최근 연 2.0%에서 1.8%로 낮췄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인뱅의 무기였던 ‘금리 매력도’가 약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인뱅은 영업점 없이 운영되는 특성상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 이 비용을 수신 상품에 녹여내 금리 경쟁력을 갖추는 식으로 영업해왔다.
한 인뱅의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것으로, 인뱅 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서 일어나는 공통된 움직임”이라면서 “여신 잔액과의 균형을 위해 (금리를 통해) 전략적으로 조정한다는 평가도 일부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자산 건전성 관리도 인뱅 수익성 제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인 영업 구조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등의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면 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각각 0.47%, 0.90%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각각 0.02%p, 0.01%p 개선됐지만 시중은행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와 올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카카오뱅크가 526억원에서 597억원으로 늘었고, 케이뱅크는 602억원에서 484억원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