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돌파 기업을 찾아서(15) 우리은행] 육아고민 없는 사내문화 조성···‘더 나은 미래’ 만든다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7.14 07:02 ㅣ 수정 : 2023.07.14 07:02
출산휴가 법정 기준보다 많이 제공···쉴권리 보장 워라벨 근무·어린이집 운영 등 보육 여건도 제공 임직원 과반이 여성···경력단절 막고 유리천장 깨 가족친화인증기업 재지정 결실··대외 활동도 활발
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육아 고민’ 때문에 결혼·출산을 주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범위보다 많은 휴가를 제공하고 보육 지원도 대폭 확대했다. 가장 중요한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은행의 가족 친화적 사내 문화는 계속 진일보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지원과 미래 세대 육성 등 대외적 기여 범위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회사”···임직원 출산·보육 지원 확대
1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는 임직원들의 육아 고민을 해소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법정 기준보다 많은 휴가 제공으로 출산·육아 부담을 줄여준 게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임신한 여성 임직원에 총 110일의 유급 출산 휴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90일보다 무려 20일이나 많은 수준이다. 육아 휴직 역시 법정 기준인 1년보다 많은 2년을 주고 있다.
또 난임 치료 휴가와 불임 휴직도 각각 연 3일과 1년 다녀올 수 있다. 남성 임직원도 배우자가 출산하면 10일의 휴가를 받는다. 난임 치료 휴가 역시 연 3일로 똑같이 적용된다. 쉬는 게 부담스러워 임신을 망설이지 않도록 넉넉한 휴가를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사내에 근무 중인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한 ‘예비맘 케어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임산부 직원들이 근무하는 영업점 창구에 모성애를 상징하는 ‘예비맘 인형’을 비치하고 임산부임을 알리는 안내팻말을 설치해 동료 직원과 고객들에게 배려를 요청하고 있다.
출산 이후에도 회사의 배려는 이어진다.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으로 근무시간 육아 걱정을 덜어주고, 모유 수유실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총 106명의 임직원 자녀가 돌봄 혜택을 지원 받았다. 앞으로도 어린이집 운영 확대로 보육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중심의 출·퇴근 체계 역시 보육 지원 제도 중 하나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자료를 앞둔 임직원이라면 ‘10시 출근제’를 이용할 수 있다. 자녀 등굣길과 근무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걸 배려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은 이 제도를 적극 홍보·권장하고 있다.
■ ‘가족친화인증기업’ 재지정으로 결실···대외 활동도 활발
특히 우리은행은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 문제 중 하나인 여성 경력 단절 예방에 힘쓰고 있다. 사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유리천장’을 깨는 데 노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약 56%로 과반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비롯한 그룹사의 부장급 여성 비율을 지난해 17%에서 오는 2030년 20%로 높일 계획이다. 여성 경영진(임원·본부장)도 같은 기간 6%에서 15%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 가치 제고로 결실을 맺었다. 임직원에 대한 출산 장려·보육 지원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재지정됐다. 가족 친화 사회 환경 조성을 촉진하고, 저출산과 고령화 해소에 따른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사내 문화 조성 뿐 아니라 대외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통해 다문화 부부 및 다문화 자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결혼·장학·복지 등 다양한 사업으로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 생활을 돕겠다는 취지다. 재단 이사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맡는다.
우리은행은 또 금융업 특성을 살린 교육 및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리 사회를 책임질 ‘미래 세대’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책임 방안을 고민·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육아하기 좋은 사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직장 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올해 국내 최고 권위인 ESG 평가기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S(사회) 분야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을 때 주는 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