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 '병행'하는 ‘카카오 문화’…저출산 극복 해결사로 나선다
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강륜주 기자] 국내 대표 정보통신(IT) 기업 카카오는 사내 크루(임직원)의 임신·출산·육아를 돕는 다양한 제도 마련을 통해 저출산 극복 해결사로 나서며 주목 받고 있다.
23일 업계 따르면 카카오는 직원의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카카오 문화'를 조성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속에 있는 인권 경영의 연장선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직원의 복지 제도에 많은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카카오는 사내 크루들을 위해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맞벌이 부모에게는 특히 육아 보육시설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저출산의 영향으로 최근 5년 동안 전국 어린이집 수가 1만 곳 가까이 줄어들면서 학부모단체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는 지난 2014년부터 만 0세부터 5세까지 임직원의 자녀가 다닐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은 카카오의 인정받은 차별화된 복지 제도 중 하나로 임직원에게 안정적인 보육환경을 제공해 직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카카오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직장 어린이집은 △제주 '스페이스닷키즈' 어린이집 △판교 '늘예솔' 어린이집 △판교 '아지뜰' 어린이집 △판교 '별이든' 어린이집 등 모두 4개로 제주부터 판교까지 모두 907명의 아이들을 보육할 수 있어 국내 IT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카카오는 단순히 어린이집을 마련한 것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집 내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직장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를 지도하는 모든 보육 교사는 보육학 관련 분야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한 영유아 발달 및 보육 전문가로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개정된 놀이 중심 표준보육과정에 따라 영어, 미술, 수논리, 과학 이외에 프로젝트 수업, 숲체험, 음률, 신체활동 등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송유나 카카오 어린이집TF 파트장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업무에 보다 몰입하고 육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별이든 어린이집을 추가 개원한 것"이라며 "구성원의 다양성 제고를 위한 각종 정책을 운영하는 등 사내 복지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직원의 부담없는 출산·육아 활동을 위해 다양한 휴가제도도 지원하고 있다.
육아제도의 기본인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 양육 시 최대 1년이 보장된다. 하지만 카카오는 여기에 1년을 더해 자녀 1인당 최대 2년간 육아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카카오는 법에서 정한 휴가제도를 보장하면서 △임산부의 산전진단검사를 위한 '태아검진휴가' △난임치료시술을 위한 '난임휴가' △임신 중인 여성이 유산 또는 사산을 한 경우 필요한 '유사산휴가' △배우자의 유사산이 발생한 경우 안정을 돕기 위한 '배우자유사산휴가' △자녀를 입양할 때 자녀케어를 위한 '입양휴가' 등 다양한 휴직제도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자녀가 뱃속에 있는 '임신기'부터 출산 이후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입학기'까지도 지원한다.
임신 이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 있는 여성 임직원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근무 가능한 '임산부 단축근무'를 시작으로 자녀가 태어난 이후 육아휴직을 대신해 최대 2년 동안 주당 15시간에서 35시간 사이로 사용 가능한 '육아기 근로단축', 초등학교 1학년 자녀가 있는 경우 최대 1년 동안 1일 1시간 단축 근무가 가능한 '입학기 근로단축' 제도까지 누릴 수 있다.
또한 카카오는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입학기에 필요한 △가방, 텀블러 등 문구류 △키즈폰, 헤드셋 등 디지털제품 △홍삼, 마스크, 손세정 등 건강용품 3가지 중 1가지를 선물한다.
실제로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카카오게임즈 임직원 자녀들에게 이색 선물을 전달한 바 있다. 가방 세트와 운동화, 텀블러, 입학 축하케이크에 더해 '사장 아저씨'의 축하 편지와 상장까지 전달됐다.
마지막으로 카카오는 일상 편의를 위한 복지제도도 마련했다.
근무 시간 도중 여성크루가 필요하면 자유롭게 오피스 내 수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으며 여성 크루 휴게공간(수면실)안에 임산부 전용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파 차단 담요와 허리 받침대, 발 받침 스툴 등 업무 중 피로 완화에 도움되는 임산부 키트도 구축했다.
또한 크루에게 '가정, 육아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할 고민·갈등, 일과 육아의 양립'을 주제로 여성가족부 제작 콘텐츠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외부 상담 심리 프로그램 '카카오 톡킹어바웃'도 함께 추천해 가족 및 육아 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크루들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 같은 출산 및 양육지원, 가족 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부터 3년 동안 여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