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인의 JOB카툰] 장기이식코디네이터, 원활한 장기이식이 될 수 있도록 조정·중재하는 전문가
서예림 기자 입력 : 2023.01.18 06:43 ㅣ 수정 : 2023.01.18 06:43
기증자 및 기증 장기·조직 관리를 담당하는 '장기구득코디네이터'와 수혜자의 이식전후 관리를 담당하는 '임상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 나뉘어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사람의 심장, 간, 신장, 폐 등 장기가 파손돼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경우 타인의 장기로 대체하는 이식수술을 진행한다. 이때 장기이식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 장기 기증자, 수혜자, 의사와 함께 원활한 장기이식이 될 수 있도록 조정·중재하는 사람이 장기이식코디네이터다.
세계 장기이식의 역사는 195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92년에 처음으로 심장이식 수술이 성공하면서 이후 장기이식을 위한 제반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함께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활동도 생겨났다.
■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하는 일은?
장기기증의 과정은 먼저 의료진이 뇌사추정자를 인지하고 관련기관에 통보하면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출동해 의료진의 자문을 받아 뇌사여부와 기증적합성을 확인한다. 이후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기증절차와 뇌사판정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한다.
1차 뇌사조사(뇌간반사 확인, 무호흡 검사), 2차 뇌사조사(1차 조사 후 6시간 간격을 두고 재시행), 뇌파검사(30분 이상 평탄한 뇌파)를 실시한 후 뇌사판정위원회는 뇌사를 판정하고 사망시간을 선언한다. 그 다음 사망자의 장기별 수혜자를 선정하고 수술시간을 조정해 장기기증 수술을 시행한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기증자와 수혜자로 업무가 나뉜다. 기증자 및 기증 장기와 조직의 관리를 담당하는 ‘장기구득코디네이터’와 이식받는 수혜자의 이식 전후의 관리를 담당하는 ‘임상장기이식코디네이터’로 역할을 구분하고 있다.
이들은 기증자와 그의 가족으로부터 기증동의서를 받고, 뇌사자 이송과 관리에 참여한다. 또한 수술에 참여하고, 장기 보전과 이송을 관리하며, 수혜자의 의학적 검사 및 평가에 참여하고, 수술 후 수혜자의 재활을 돕는 일을 한다.
장기기증 대상자를 파악하고, 장기기증에 관한 홍보를 하며, 생전과 사후 장기기증에 관해 상담하고 등록자를 관리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따라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장기이식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증자 확보와 장기·조직의 적출과정, 수혜자 간호·퇴원 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는 법은?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로서 ‘장기이식전문간호사’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려면 먼저 간호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간호사 면허는 3년제 전문대학 이상의 간호학과나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주관하는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취득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들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이나 자격이 별로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대부분 의료기관에 취업해 자체교육을 받고 있다. 관련 교육으로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서 실시하는 뇌사판정과 장기·조직기증 관련교육이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채용시 중환자실 혹은 신장실의 경력, 임상에서 3년 이상의 경력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식관련 경험이 있거나 수술과정을 익힌 간호사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되기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죽음과 재탄생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들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또한 이식 후 환자들은 잦은 질병에 노출위험이 크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즉, 항상 정확성과 투철한 사명감도 요한다.
의사처방에 따른 전문의학용어와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장기이식, 면역학 등에 관한 의학지식이 필요하다. 다른 의료인력과 협력해 일하기 때문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춰야 한다. 응급환자의 가족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대화기법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현재와 미래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업무는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됐고, 1999년에 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가 정식으로 발족했다. 지난 2017년 기준 약 150명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뇌사판정대상관리 전문기관으로 지정한 병원은 2인 이상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를 두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2017년 기준 국내의 36개 뇌사판정대상자관리 전문기관에 2~3명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있다.
그 외에도 장기이식을 시행하는 병원에서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장기이식코디네이터들은 임상에서 3~4년 정도 근무했거나 투석실, 중환자실 혹은 신장실 경력이 있는 간호사, 수술실에서 수술과정을 익힌 경험이 있는 간호사다.
우리나라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NONS)에서 장기이식에 관련된 행정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2008년 발족된 한국장기기증원에서는 실행적인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2000년 2월부터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장기이식 관리가 국가관리체계로 전환되면서 장기이식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역할은 더욱 필요하게 됐다.
특히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생관리가 필요하며, 이때 장기이식코디네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