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이재용 회장, ‘기회의 땅’ 중동에서 '오일달러' 잡는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2.07 05:00 ㅣ 수정 : 2022.12.07 07:07

이재용, 회장 취임 후 1년만에 UAE 다시 방문해 신사업·기존 사업 강화
이 회장, 삼성물산 참여한 한국 최초 해외 원전 프로젝트 '바라카 원전' 방문
UAE 대통령과 다시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반도체·AI 등 신규사업 논의할 듯
삼성물산,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약 5조원 대 주택사업 수주 추진
재계 관계자 " 중동국가 몇백조 규모 프로젝트 추진해 한국에 기회"
중동 소비재·의료기기·스마트팜·원전·수소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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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현지시간) 첫 해외출장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주에 위치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공사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한국 방문은 국내 산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재용(54·사진)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 총수 8명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총출동했다.

 

빈 살만이 방한해 국내 기업과 맺은 계약과 양해각서만 26건, 투자액은 40조원에 이른다. 특히 빈 살만은 사우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수주와 관련해 국내 그룹 총수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빈 살만 방한이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이 같은 분위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회장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중동지역 국가 아랍에미리트(UAE)를 선택했다. 이 회장이 지난해 12월 UAE 아부다비를 찾은 이후 1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해외출장 취지를 중동 국가들과 신사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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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 참여하는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모형도를 보며 설명을 듣고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회장이 선택한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는 ‘아랍에미리트’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6일(현지시각) 아랍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州에 있는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바라카 원전은 삼성물산이 소속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진행 중인 한국 최초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한국전력공사가 2009년 12월 수주한 프로젝트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함께 시공을 맡았다. 원전이 완공되면 UAE 전체 전력의 25%를 공급해 삼성물산에게는 매우 중요한 해외 수주 사업이다.

 

이 회장은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중장기 전략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AE 이후 일정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다시 한번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UAE 출장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과 비공개 모임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회장은 “전 세계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전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 산업들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등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 회장이 이번 UAE 대통령과 또 다시 만나 지난해 논의한 사업을 진전시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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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사진=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SPA) 홈페이지]

 

■ 떠오르는 '기회의 땅' 중동…삼성, 미래산업 선점에 박차

 

삼성은 그동안 사업 파트너로 중동 지역을 눈여겨보고 다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서 언급한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외에 삼성물산은 828m, 160층 높이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시공에 참여했다. 또한 삼성엔지니이링은 UAE 국영정유회사 아드녹 리파이닝(ADNOC Refining)으로부터 3조4000억원 규모 정유플랜트를 수주했다. 

 

또 삼성물산은 포스코와 협력해 사우디 네옴시티를 운영하는 네옴사와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해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 규모 주택 사업을 수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 무함마드 대통령 등 중동 국가 리더들과 맺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6월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이 회장은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중동 지역의 중요성을 역설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회장은 이번 중동 지역 법인장들과의 만남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라고 독려했다. 

 

한편 중동 지역은 첨단 제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 기반을 다지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2~3조원대 프로젝트가 대다수인데 중동은 최근 사우디만 보더라도 몇백조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는 기업에게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열린다는 기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중동이 전 세계 위기 속에서도 돈이 모이는 대표적인 기회의 땅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은 '오일 머니'로 축적한 재정을 정부 주도 프로젝트와 소비 진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제조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두바이 엑스포', '카타르 월드컵' 등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돼 국내 기업들로서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중동은 국제행사 개최, 오일머니 축적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부터 정부까지 지출을 늘리는 곳”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연내 성과를 낼 수 있는 소비재, 의료기기, 스마트팜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원전·수소 프로젝트 사업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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