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함을 벗자, 너무 보수적이야...증권사도 ‘이미지 메이킹’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8.19 09:20 ㅣ 수정 : 2022.08.19 10:01

증권사들, 사명 교체 바람...딱딱한 이미지 벗고 친숙함 전략
MTS 명칭은 쉽게, 복잡함 버리고 간소화... 리뉴얼·통합 열풍
유튜브 콘텐츠 다변화..구독자 니즈 반영, 비대면 ‘고객 잡기’
골프 열풍 타고 골린이 공략... 새로운 골프 수요층 끌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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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그동안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독특한 콘셉트를 선점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이 그간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독특한 콘셉트를 선점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젊은 층의 투자 열기가 확산하고, 투자 비중 또한 커진 것이 증권사들의 이미지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이미지 변화를 꾀하기 위해 사명 변경 등에 그치지 않고, 난해한 용어를 쉽고 재미있게 공략한 마케팅, 트렌드에 맞춘 골프 후원, 이색적인 정보 차원의 유튜브 콘텐츠까지 그 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 증권사들, 사명 교체 바람...옛스러움 대신 ‘친숙함’

 

최근 여의도 증권가는 정체성 확립과 사업다각화 등의 이유로 사명 교체에 나서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역사가 긴 만큼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친숙한 인식 차원에서 간판 교체를 일정부분 고민하고 있다. 

 

다만 지주사를 뒀거나 전통 고유의 이름을 전부 떼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증권 고유업의 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인지도가 중요한 증권사 입장에선 '직관성'과 '실효성'이 핵심이다.

 

실제로 올해 KTB투자증권은 다올투자증권으로,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증권으로, 대신금융그룹은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10월부터 신한투자증권으로 사명을 공식 사용하기로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KTB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시작된 이름으로 '다올'이란 새 간판을 내걸면서 벤처캐피탈 주력사 이미지를 벗고자 22년 만에 변경했다.  

 

지난 6월 하나금융투자는 약 7년 만에 하나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브랜드와 증권업에 대한 직관성, 정체성을 우선으로 고려한 가운데 쉽게 인식하고 다가갈 수 있는 손님과의 접근성과 친숙한 이미지를 공략했다. 

 

대신증권은 60주년을 맞아 고객과 직원, 사회에 신뢰받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10년 후 그룹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그룹명을 기존 대신금융그룹에서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 변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창립 20주년 맞아 고객 소통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 차원에서 '신한'이란 금융그룹브랜드와 '증권'인 신한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꾼다. 고객과의 친숙함 및 '투자'를 통한 자본시장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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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S 명칭은 쉽게, 복잡함 버리고 간소화...리뉴얼·통합 열풍

 

증권사들은 토스증권 출범과 함께 기존 복잡하다거나, 요즘 시대에 다소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벗기 위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리뉴얼·통합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엄+Z세대) 투자 비중 확대로 간편하고 실용성에 초점을 둔 기존 MTS 개편을 통해 차별화된 방식의 세대별 맞춤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KB증권이 대표 MTS M-able(마블)의 ‘금융상품 홈’ 화면을 리뉴얼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매수·개설’ 등 금융상품 관련 낯선 용어들을 ‘사러가기·만들기’ 등의 쉬운 표현으로 바꿨다. 

 

미래에셋증권은 신규 MTS 통합앱 'M-STOCK'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들이 직접 참여해 종목의 다양한 생각·의견을 나누는 종목 커뮤니티와 개편된 주식 실시간 잔고, 매매일지 차트, 통합검색과 다양한 수익률 분석 서비스를 탑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MTS '한국투자' 앱을 리뉴얼 출시했다. 한국투자 앱은 사용자 환경 및 경험(UI·UX) 전반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했고, 앱 내 검색엔진을 강화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도입해 주식 매매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NH투자증권은 MTS 나무를 ‘나무증권’으로 리브랜딩했다. 나무증권은 ‘개인의 성장을 함께 만드는 플랫폼’으로서 비즈니스 정체성을 구체화하고, 다소 긴 명칭 탓에 브랜드 인식의 효율성이 낮았던 것을 심플하게 정리했다. 

 

키움증권은 차세대 MTS인 '영웅문S#' 출시를 앞뒀다. 이번에 전면 개편된 영웅문S#의 핵심은 '통합'으로 기존 MTS는 계좌개설앱 따로, 국내주식을 거래하는 영웅문S, 해외주식 등을 거래하는 영웅문S글로벌 등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신한금융투자는 MTS '신한알파'의 홈 화면을 개편했다. 신한알파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해 '누구나 쉽고(Easy) 즐거운(Play) 투자를 할 수 있는 신한알파'라는 슬로건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연내 고도화된 MTS를 선보인다. 하반기 중 카카오톡에서 종목 공유와 시세 확인뿐 아니라 간단한 주식 거래까지 가능한 MTS를 구상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간편 투자앱 ‘유투(U.TOO)’를 출시했다. 유투는 국내주식과 미국·중국·홍콩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타임라인, 포스팅 등 SNS에 친숙한 젊은 층을 위한 맞춤형 기능을 구현했다. 

 

■ 유튜브 콘텐츠 다변화...구독자 니즈 반영, 비대면 ‘고객 잡기’

 

증권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강화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등 트렌드에 발맞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홍보 전략은 지난해 다양한 문화 마케팅을 시작으로 확산돼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유튜브 채널 ‘뱅키스(BanKIS) 한국투자증권’을 개설했다. 해당 채널은 평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3시50분까지 온라인 증권방송 '이프렌드에어'를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방송 다시보기와 주식 투자 콘텐츠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공식 유튜브 계정 ‘스마트머니’를 통해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를 제작했고 ‘김충현의 바이오 사용설명서’와 ‘4시에 만나는 미래’ 시즌2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라이브커머스 방식으로 채권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 '채권라커'를 열었다. 이 콘텐츠는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투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가들이 채권의 기본 개념과 종류, 채권투자 전략, 채권매매 방법 등을 설명한다. 

 

KB증권은 절세 트렌드에 맞게 유튜브 콘텐츠 '세(稅)로운 뉴스'를 열었다. 이 콘텐츠는 세무사가 단독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컨셉에서 벗어나 회사 임직원이 뉴스 형식을 빌려 앵커, 기자 및 실제 사례의 재연배우로 참여해 영상의 생생함을 더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4월 디지털자산 콘텐츠인 ‘신투자인류 디지털펑크’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WM(자산관리)솔루션부 부동산컨설팅팀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하는 부동산 투자 콘텐츠 ‘꼭따리, 부동산!’을 새롭게 업로드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김동환 대표, 재건축 부동산 전문가 정지영 작가 등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유명 투자 전문가들과의 대담 콘텐츠도 정기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미국 배당주 콘텐츠 시리즈 '유진쏙쏙 미국 배당투자 A to Z'를 운영하고 있다. 배당주의 기초 개념부터 종목 소개, 실전 투자 노하우 등을 구성해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시각자료를 동영상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이 외에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가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통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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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열풍 타고 증권사도 '방방'...투자자 확대 마케팅 전략

 

증권사들은 올해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자, 프로골프 대회 주최나 골프 선수 후원 등을 활용해 기존 타겟층인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새로운 골프 수요층으로 떠오르는 '골린이(골프+어린이)'까지 공략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유일하게 골프 선수단을 운영 중이다. 골프단 소속선수로는 이미림, 박민지, 이가영, 정윤지, 김혜승 등이 있다. 지난 5월 열린 ‘2022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NH투자증권 소속 박민지 프로가 우승을 차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여성 골프선수 지원에 나서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다올금융그룹은 지난 1월 유해란 프로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안나린 프로(메디힐골프단), 고진영 프로(세마스포츠마케팅)와도 후원계약을 맺었다.

 

특히 고진영 프로는 다올투자증권과의 후원 계약 후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스크린골프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회사 브랜드를 알릴 방법을 택했다. 최근 골프존과의 제휴를 통해 '신한금융투자 전용CC'를 오픈하고 이용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각 영업부문별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레슨 프로그램 'VIP프로골퍼 지원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신청 고객과 황율린 선수가 1팀을 이뤄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번 VIP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 증권업계는 이종 산업간 협업, 이색 마케팅 전략을 통해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색다른 이벤트도 속속 등장시키며, 장기간 이어지는 약세장을 견디면서 향후 투자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데 홍보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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