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둔 증권사 4곳, 상반기 순익 '걸림돌'... 3분기 만회 안간힘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8.02 06:57 ㅣ 수정 : 2022.08.02 09:47

NH투자·신한금투·KB·하나... IB·부동산 PF·WM·브로커리지 부문 타격
증권사, 조직개편·매각·사명변경 안간힘 '안간힘'...3분기 회복에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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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증권사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금융지주를 두고 있는 증권사 4곳의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2분기 증권사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금융지주를 두고 있는 증권사 4곳(NH투자·신한금투·KB·하나)의 상반기(1~6월) 실적이 심상치 않다.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체 실적으로 놓고 보면 주식과 채권시장 침체로 증권·보험·카드사 실적이 나빠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비이자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큰 상태다. 

 

특히 증권사들은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최고 실적을 거뒀다가 올 내내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빠르게 감소했다.

 

대부분 증권사가 올 들어 글로벌 긴축 재정에 따른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국내외 증시 및 투자환경이 악화해 1분기부터 투자은행(IB)·자산관리(WM)·위탁매매 등 모든 사업 부문에 타격을 입었다.

 


■ 금융지주 증권사 4곳...NH투자·신한금투·KB증권·하나증권 상반기 실적 ‘뚝’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 4곳인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하나증권, 신한금융투자(055550)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쭉 내려앉았다. 

 

대다수 증권사가 올 내내 부진한 증시 탓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감소한 데다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손실이 1분기 이어 2분기도 이어져서다.

 

그중에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곳은 NH투자증권(2219억원)이며 이어 신한금융투자(1891억원), KB증권(1861억원), 하나증권(1391억원) 순이다. 전년(1조5040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어 총 7362억원에 그쳤다. 

 

먼저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219억원으로 지난해(5279억원)보다 57.9%로 반토막 났으나, 2분기 순이익은 1196억원으로 4곳 중 유일하게 1분기(1023억원)보다 커졌다.

 

특히 IB 부문에서 채권발행시장(DCM) 업계 2위를, 유상증자 부문에서는 2조3043억원(10건)을 주관해 1위를, 인수금융·자문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 6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891억원으로 전년(3228억원) 동기 대비 41.4% 줄어들었다. 금융지주계열 증권사 중 가장 적은 낙폭이나,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로는 가장 큰 낙폭이다. 

 

신한금융투자도 IB 부문 감소로 증권수탁수수료가 줄어들었고, 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은 1820억원으로 지난해(3744억원)와 비교해 51.4% 반토막 났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채권운용 손실 규모가 커졌고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타 증권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1391억원으로 지난해(2760억원) 같은 기간에 비해 49.6% 감소했다. 특히 4곳 증권사 중 2분기 순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하나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96억3300만원으로 전년(1391억원) 동기 대비 85.89% 급감했다. 

 

하나증권이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증시 조정에 따른 유가증권 이익이 감소한 데다, 부동산 PF 등 IB 실적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나증권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비중이 높았던 점, 상대적으로 공격적으로 IB 비중을 늘렸던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증권사 실적 부진이 지속할 수 있고 전체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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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그래픽=김영주]

 

■ 증권사들, 증시 침체로 어두운 실적 만회 '안간힘'...3분기 회복 가능할까

 

증권사들의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채권 금리가 오르는 데다가 그나마 실적을 책임지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도 업황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다.

 

다만 3분기부터는 일부 증권주에 대해 거래대금 감소, 금리 상승, 지수 부진 등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계속 줄어들면 캐피탈과 PEF, VC, 자산운용, 다양한 플랫폼 등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회사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하반기는 본격 시장금리 하락 조짐으로 턴어라운드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NH투자증권은 판교WM센터가 ‘NH투자증권 판교 비즈 플러스(Biz Plus) 금융센터'로 새 단장했다. 

 

판교 비즈 플러스 금융센터는 개인고객(최고경영자 및 고소득 임직원) 대상 자산관리 어드바이저(Advisor) 서비스와 기업대상 자산운용, 자금조달 컨설팅과 연금제도 컨설팅을 제공하고 법인고객은 연금서비스도 지원한다.

 

기존 판교WM 지점이 있던 판교 푸르지오월드마크 2층(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에 확장 리모델링을 마친 상태며, 비대면(화상) 업무 및 투자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금융업무 키오스크와 화상상담 STM(스마트 텔러 머신)도 설치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지역기반의 리테일 채널을 전면 교체했다. 기존 자산관리영업본부와 재경영업본부, 영남영업본부, 호남충청영업본부를 자산관리1~4본부로 재편하고 신흥 부유층 영업을 집중하기 위한 프리미어센터를 신설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한 대대적인 자본 확충,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 보드들의 콘클라베 경영 참여 등 전사 혁신을 추진한다. 이 같은 의지의 일환으로 사명 변경도 추진한다고 알렸다. 

 

KB증권도 WM부문 내 초부유층 전담관리 조직인 GWS본부를 신설하고 국내와 글로벌 초부유층 자산관리 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재옥 전무를 GWS본부장으로 영입했다.

 

KB증권은 GWS본부를 신설하면서 초부유층 고객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스타PB센터(강남, 도곡, 명동, 압구정)를 본부 산하에 뒀다. 

 

GWS본부는 초부유층 고객에 대한 정확한 니즈 분석에 나서서 고객 중심의 최적화된 채널 운영, 차별화된 상품·서비스 공급, 맞춤형 고객경험 제공 등 고객가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고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하나증권은 2015년 9월부터 약 7년간 사용해 오던 사명을 하나금융투자에서 하나증권으로 변경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뉴 비전 선포와 맞물려 사명 변경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하나증권은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초대형 IB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3월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선포한 그룹의 새 비전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서다. 

 

실제로 하나증권은 지난해 IB조직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 IB부문에서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도록 IB1그룹과 IB2그룹을 IB그룹으로 통합, 조직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IPO3실을 신설, 연금 영업 강화를 위해 연금신탁본부를 연금사업단과 신탁사업단으로 분리하는 등 그룹별 본부 및 부서의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따른 IB 부문의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을 부지런히 찾아 나서는 중이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과 주가가 모두 잡으려는 노력을 하면서 지주사와의 성적 눈높이를 맞추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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