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 다올·한화투자 vs SK증권...시장 영향 미치나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 부진 이후 흔들린 증시를 대체할 만한 투자처 발굴에 사활을 걸며 다양한 수익원 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가는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평가는 증권사 자체로든 개별 종목의 주가 영향에서 어느 정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28일 NICE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전일 올해 상반기 증권사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완료했다.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BN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총 6곳이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이 올랐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연말부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SK증권만 예외가 됐다. 자본력과 수익성이 약화했단 게 주된 이유다.
먼저 IBK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은 A+/Positive에서 AA-/Stable로, BN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A+/Stable에서 A+/Positive로 바뀌었다. 다올투자증권은 A-/Positive에서 A/Stable로 상향 변경됐다.
나신평은 IBK투자증권의 나신평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근거로 △이익누적·유상증자를 통한 사업기반 강화 △사업부문 경쟁력 제고 통한 수익성 개선 △우수한 자본완충력 수준 등을 언급했다.
유안타증권에 대해선 △자기자본 확대와 사업기반 확대를 바탕으로 한 수익창출력 제고 △우발부채 및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 관리 기조 지속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사업 안정성, 수익 다각화 개선 등이 주된 이유다. 특히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부담을 낮춘게 주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운용손실로 2015~2016년 적자, 2020년 헤지비용 증가로 그해 연도 상반기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가 하반기 이후 자체헤지 ELS 잔액을 감축하는 등 운용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했다.
올해 3월 말 ELS 발행잔액은 487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직후 시점인 2020년 3월 말(1조1000억원) 대비 많이 축소됐다.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올랐다. 다올투자증권은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795억원, ROA(자산순이익률) 4.2%를 기록, 올 1분기도 순이익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438억원) 대비 늘어났다. 특히 2015년 1.2%였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7%로 상승했다.
반면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낮췄다. 단기신용등급은 A2+를 유지했으나 선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각각 내렸다.
나신평은 SK증권이 순영업수익 점유율 하락추세로 사업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최근 2개 분기 연속 적자 시현 등 수익성이 저하된 점을 반영했다.
SK증권은 지난해만 전년 대비 195%가량 증가한 27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신용등급 전망을 방어하진 못했다.
최근 2분기 연속으로 별도 기준 순이익이 적자를 시현했고, 자본확충이 더뎌 악화한 업황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SK증권의 전체 증권사 중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지난해 1.3%, 올해 1분기 1.1%로 과거 5개년 평균(1.5%) 대비 하락세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상향조정된 증권사들은 모두 안정적인 실적 창출수단을 갖췄다. 이와 달리 SK증권은 사업다각화로 기존 수익창출 수단까지 흔들리면서 곤혹을 치루는 모습이다.
나신평은 증권사들이 올 하반기 금리상승과 주식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물가상승 압력, 기준금리 상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위탁매매부문의 위축과 운용손실 확대로 인한 증권업 수익성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업계는 이번 신용등급 조정이 자본 조달과 신사업 진출이 절실한 중소형사들에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특히, 부동산금융 등의 위험 익스포져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라는 것이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며 “자본이나 회사채 발행 등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만큼 회사가 건전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