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후진 IB가 '뒷받침'...리스크·차별화 전략 희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의 2분기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 침체로 암울한 상반기 속에서도 선제적 리스크 해소 여부와 차별화 전략, 투자은행(IB) 실적에 따라 회사별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상반기 내내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뚝 떨어졌고 금리 상승 이유로 채권 운용, 자산관리(WM) 부문 악화가 증권사 실적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 증권사 8곳 실적 발표...미래에셋·삼성·키움·대신 실적 곧 발표 ‘주목’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순이익은 하나증권이 전년 대비 85.89% 급감하며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이밖에 NH투자증권(-55.8%), KB증권(-54.6%), 신한금융투자(-45.3%)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부진한 성적을 냈다.
2분기 실적으로는 현대차증권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상반기 실적으로는 메리츠증권이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순이익 모두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거래대금 감소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대외적 환경이 악화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2720억으로 전년 대비 37.4%, 삼성증권(016360)은 영업익 전망치가 1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키움증권(039490)도 1879억원의 영업익 전년 대비 35.8% 감소가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준 거래대금 감소, 시장금리 상승 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며 하반기부터는 반등을 모색해야 할 큰 숙제를 남겼다.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들었다. 2분기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3% 줄어든 것은 물론,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 행진을 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증시 부진에 따른 모멘텀이 부재하지만 IB 부문 실적으로 그나마 회사별 차별화를 가지게 됐다”며 “다만 지속 가능성이 작고, 전체적인 상승 시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증권사들, IB 실적 뒷받침...증시 부진 불가피, 매매수익·WM 성과↓
증권사들 대부분이 올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뒷걸음질 쳤으나, IB 부문은 버팀목이 돼 성장 동력으로 입증되면서 하반기에도 증권사들은 IB 사업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NH투자증권(005940)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196억원으로 55.8%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과 WM 수수료가 전 분기 대비 각각 12.1%. 6.8% 줄었지만 IB 부문에서는 성과가 있었다. 2분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약 11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071050)이 2분기 당기순이익이 740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328억1000만원)대비 68.21% 줄었고, 영업이익은 1304억원7200만원으로 동 기간 53.51% 감소했다.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운용부문 손실이 컸고, IB와 WM 부문에서는 견조한 수익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008560)은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1988억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84만1000원으로 16.5%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수익 구조에서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으로, 특히 부동산 PF 부문을 특화하면서 외형을 확장했다. 2분기 IB 수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6%, 전분기대비 27.6% 증가했다.
KB증권은 연결기준 2분기 당기순이익이 677억원으로 전분기(1143억원)대비 40.76% 감소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로 채권운용손실이 컸고, ELS 자체 헤지 수익과 수탁수수료 등이 감소했다. 다만 IB는 수수료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큰폭 늘어나 견조한 실적을 시현했다.
신한금융투자(055550)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5% 줄어든 것은 물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5.3% 감소한 846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 위탁수수료가 감소했지만 IB 부문 영업수익은 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9억5천300만원으로 전년 동기(389억6천200만원)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 순손실도 93억9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위탁매매수익과 금융투자상품 판매 수익은 감소했으나, IB 수익개선으로 일부 손익을 만회했다.
현대차증권(001500)은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5%, 17.9% 증가한 487억원, 369억원을 기록했다. IB 부문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60억원의 순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하나증권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196억3300만원으로 전년비 86% 급감했고, 영업이익 역시 175억2100만원으로 전년비 90.3% 줄었다. 올해 2분기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부진과 IB, S&T(세일즈앤리테일) 등 전 부문 투자 손익 감소가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