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이어 파킹통장 금리 올리기···토스뱅크 ‘금리 혁신’ 흔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파킹통장에 연 2.1%라는 파격적인 금리를 적용한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결정으로, 단숨에 업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에 따라 그간 파킹통장 절대강자로 꼽혔던 토스뱅크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출범 초기 돌풍을 견인했던 금리 혁신이 저하되면서 자금 이탈로 번질 가능성도 나온다. 일단 토스뱅크는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파킹통장 상품 ‘플러스박스’ 금리를 15일부터 기존 연 1.3%에서 연 2.1%로 0.8%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은행권 파킹통장 중 최고 수준의 금리다.
파킹통장은 주차장에서 차를 넣고 빼는 것처럼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이다. 하루만 맡겨놔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장기간 돈을 묶어두는 걸 꺼려하는 고객들이 선호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 돈을 임시로 보관해 언제든지 빼서 예적금,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 금리는 일반 정기 예·적금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추세가 변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 여유 자금 대기 수요가 늘면서 주요 은행들은 치열한 파킹통장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간 파킹통장의 절대강자는 토스뱅크였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출범과 동시에 연 2% 금리가 적용되는 파킹통장 ‘토스뱅크통장’을 출시했다. 당시 저금리 기조 속 이 정도 금리는 혁신적이었다.

토스뱅크는 출범 후 다섯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에도 토스뱅크통장 금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타행 어느 파킹통장과 비교해도 연 2% 금리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토스뱅크의 ‘금리 혁신’도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직접 경쟁 상대인 케이뱅크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파킹통장 최고 금리 자리도 내줬다.
특히 케이뱅크는 연 2.1% 금리를 주는 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로 설정했다. 토스뱅크는 1억원까진 연 2% 금리를 주지만, 1억원 초과 예치금에 대해선 연 0.1% 금리가 적용된다.
파킹통장은 상대적으로 은행이 수신고를 묶어두기 어려운 구조다. 고객들이 금리 매력도를 따져가며 언제든 예치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정기 예·적금보다 금리를 낮게 설정하는 이유다.
토스뱅크 흥행을 이끌었던 금리 경쟁력이 약화돼 가고 있는 만큼, 자금이 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신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추격도 토스뱅크에겐 부담이다.
일단 토스뱅크는 당장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기 보단, 수신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첫 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파킹통장으로 일원화됐던 수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바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타행 금리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당장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