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카드론 대환대출'에 카드업계 수익원 뺏길까 '전전긍긍'
토스뱅크, 카드론 대환대출 대상 카드사 확대 검토
카드업계 "카드론 본질 왜곡…스크래핑 방식 보안 우려도"
토스뱅크 "확정된 것 없어…카드업권 등 다양한 의견 들을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토스뱅크가 카드론 대환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카드업계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와 대출한도 증가를 앞세운 토스뱅크의 공세에 수익원을 뺏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달 초 출시한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은 삼성카드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서비스가 확대되면 다수의 카드사가 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카드론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주 고객층으로 한다. 이를 이유로 10% 후반대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토스뱅크의 대환대출을 이용하면 10% 내외의 중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대출 한도가 증가할 수도 있다.
토스뱅크의 대환대출 서비스는 금리인상으로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
차주의 신용도가 낮으면 부실대출의 위험도 커진다. 이에 금융사들도 신용평가모델(CSS)을 고도화하며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을 내주고 있다. 토스뱅크는 자체 CSS인 토스평가모델(TSS) 개발에 나섰다.
토스뱅크가 대환대출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SS가 중‧저신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고도화된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대환대출 서비스 확대 소식에 카드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과 법정 최고이자율 인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카드론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을 뺏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차이가 있는데 은행의 자금력으로 고객을 흡수하는 것은 카드론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스크래핑'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보안 우려도 제기된다. 스크래핑은 홈페이지를 그대로 따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면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 마이데이터에 적용된 API 방식과 비교해 보안이 취약하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스크래핑은 정보제공자가 고객인지 플랫폼인지 불명확하다"면서 "이를 대환 영업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토스뱅크 한 관계자는 "서비스 확대 여부와 대상 카드사, 시기 등을 검토 중으로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카드업권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우려 지적에 대해 그는 "스크래핑 과정에서 로그인 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사용 즉시 폐기돼 보안 위협 우려가 크지 않다"면서 "통신은 암호화된 방식으로 중요 정보를 안전하게 전송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라고 해서 다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소득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TSS를 통해 중‧저신용자 4명 중 1명이 고신용자로 재평가되기도 했다. 이는 TSS의 성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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