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7.16 07:40 ㅣ 수정 : 2022.07.16 07:40
성일하이텍, 기관 경쟁률 ‘최고기록’…루닛은 ‘7.10대 1’ “약세장에 바이오 매력 떨어져…보통 부진한 성적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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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이달 들어 기업공개(IPO) 기관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고경쟁률과 한 자릿수의 경쟁률이 번갈아 등장하면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은 지난 11~12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786개의 기관이 참여해 226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국내 증시 전체를 통틀어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부품 제조사 아스플로(159010)가 세운 2143대 1의 경쟁률이었다.
전체 참여 수량 중 97.4%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신청됐으며,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신청된 수량도 96.6%에 달했다.
이에 공모가도 기존 희망 범위 4만700~4만7500원의 최상단을 초과한 5만원으로 확정됐으며, 회사의 총 공모액은 1335억원으로 늘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당사의 수요예측이 국내 증권 사상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당사를 향한 투자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주에 실시되는 일반 공모청약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162개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해 7.10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수요예측 최저 기록이며, 이에 공모가도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4만4000~4만9000원) 최하단보다 31.8% 낮은 3만원에 확정됐다. 공모 예정금액도 기존 534억~595억원에서 365억원으로 줄었다.
162개 기관 중 79%인 128개 기관이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으며, 밴드 상단을 초과하거나 상위 75% 초과~100%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11곳에 불과했다.
상장 주관사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루닛의 시장경쟁력과 미래성장성에 대해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의 위축된 투자 심리가 루닛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에 따라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신 많은 투자자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AI를 통한 암 정복'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IPO 단계에서 기업별 호불호에 대한 양극화가 심해지는 이유는 약세장일수록 현실적인 문제가 부각되기 때문에 바이오와 같은 미래 지향적 사업군의 경우 불확실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수요가 비교적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바이오 기업들이 IPO를 진행할 경우 보통 강세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약세장일 때는 대체로 부진한 경우가 많다”며 “경기 침체 등의 우려가 있는 현재 같은 장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바이오 사업의 매력이 반감되는 데다가, 루닛의 경우에는 유달리 가치가 비싼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반면 성일하이텍의 경우 폐배터리 업계에서 처음 상장을 진행하는 케이스”라며 “현재 친환경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동일 업계에서 가장 잘 하는 기업으로 평가되는 만큼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