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증시 불안에 기업공개(IPO) 시장도 덩달아 부진하면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상장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스팩 합병 상장은 중소형증권사들이 주관한 사례가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했거나 합병 예정일이 결정된 기업은 총 8개다.
현재 상장된 기업은 △하인크코리아 △누보 △파이버프로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등 6개 기업이고, 이달 중 합병을 예정한 기업은 △태성 △원텍 등 2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건)의 2배 수준이고, △2020년 6건 △2019년 2건 △2018년 4건 등 최근 5개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중 과반수는 중소형증권사가 상장한 스팩을 합병해 상장된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8건 중 자기자본 기준 4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주선한 경우는 3건, 4조원 이하의 증권사가 주선한 경우는 5건이다.
기업별로는 대신증권이 2건이고 IBK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이 각 1건씩이다.
현재 합병 상장 예비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11개 기업 중에서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5곳, 이하의 증권사가 6곳으로 역시 과반수를 넘겼다.
반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LG에너지솔루션 한 건뿐이다. SK쉴더스와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등 수조원대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은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에 계획을 연기한 상황이다.
IPO 시장은 흔히 대형 증권사들의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기업들의 계획 철회 움직임에 제대로 된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준비하자 스팩을 준비하던 증권사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게다가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스팩과 합병 시 기존 법인을 소멸시키고 스팩을 유지하는 ‘스팩 존속합병’뿐만 아니라, 법인을 유지하고 스팩을 소멸시키는 ‘스팩 소멸합병’도 허용하면서 향후 스팩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스팩 소멸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은 없으며, 지난 4월 의료기기 제조기업 비스토스가 SK증권의 스팩과 사상 최초로 스팩 소멸합병 상장을 위해 청구서를 접수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스팩 소멸합병 허용으로 합병 추진 법인들은 법인격 소멸에 따른 과거 업력 소멸 등 기존 스팩 존속 합병을 진행할 때 겪었던 불편사항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