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아이 키우기 좋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 부산 만들겠다”

김영남 기자 입력 : 2025.04.14 11:21 ㅣ 수정 : 2025.04.14 14:28

부산 교육 정상화 내건 베테랑의 귀환…성실‧책임감‧신뢰 이미지 강해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부산/뉴스투데이=김영남 선임기자]  “무슨 일이든 맡으면 책임감 있게 해내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위 문장의 핵심 키워드는 성실, 끈기, 책임감, 신뢰라고 봐도 무방할테다.

 

키워드만 봐도 이 사람의 됨됨이가 충분히 짐작된다. 

 

이번에 <뉴스투데이>가 만나볼 인물은 바로 지난 4월 2일 재보궐선거에서 51%를 득표해 교육감 3선에 성공하고 3년 만에 복귀한 김석준 교육감이다.

 

성실, 끈기, 책임감, 신뢰......

 

이 단어들과 김석준 교육감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게 기자만의 생각일까?

 

김석준 교육감의 향후 정책과 부산 교육수장으로서 비전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그가 살아온 스토리가 궁금하다.

 

김석준이 걸어온 길

 

김석준 교육감은 경북 봉화군에서 태어났지만, 가족과 함께 일찍이 부산에서 자리를 잡았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당시 집집마다 수도가 없어서 물지게를 지고 물을 뜨러 다녔는데 그 몫은 항상 그였다고 한다.

 

김석준 교육감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저서<문제는교육이야>를 통해서 소개됐었는데, 성실과 끈기로 가장의 책임을 다했던 그의 아버지를 보고 자라 어른이 돼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기본이 성실하고 끈기 있고 무슨 일이든 책임감 있게 해내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김 교육감은 초등학교 시절 줄곧 반장을, 6학년 때는 전교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면서도 모든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특히 초등학교 핸드볼팀 주전으로 뛰기도 했으며, 중학교 때는 탁구, 고등학교 때는 축구선수와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뿐만 부산고등학교 재학시절 독서회 활동을 통해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그는 거친 정치적 사회적 풍랑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가 대학 3학년이었던 1977년은 서울대 사회학과 설립 30주년 해였고 사회학과 학생들이 10월 학교 축제에 맞춰 3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기로 했었다.

 

당시 심포지엄 발표자였던 그는 그때부터 친구들과의 도피생활이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 이를 ‘서울대 사회학과 심포지엄 사건’이라고 명명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세간은 유신 말기 숨 막히는 대학가에 숨통을 틔워주고 서울대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 유신철폐 요구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는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김석준 교육감의 교육자로서 첫출발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 전임강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6세밖에 되지 않아 부산대 최연소 교수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김 교육감은 임용과 함께 83번 지도교수를 맡았는데 당시 그는 학생들이 모이는 곳에 어디든 함께했다. 특히 그는 운동권으로 낙인찍혔던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는데, 다른 교수로부터 구박받는 학생들에게 방패막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잘 알려진 일화가 있는데, 수배받고 쫓기는 학생을 자신의 연구실에 숨겨주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김 교육감은 30년 동안 교직에 있었고 교수시절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걸쳐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mage

 

다시 돌아온 부산교육 수장 김석준, 그가 보여줄 청사진은?

 

김석준 교육감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부산교육 정상화이다. 부산 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한 그의 비전을 심층 인터뷰로 들어 봤다.

 

Q.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교육감님. 부산시민에게 다시 한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부산시민 여러분 19대 부산광역시교육감 김석준입니다.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주신 부산시민 여러분과 부산교육가족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께서 잘 선택해 주셔서 당선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의 승리는 개인의 승리라기보다는 부산교육의 정상화를 바라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열망하는 우리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선의 기쁨보다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임기 동안 부산교육을 바로잡고 정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Q. 이번 당선과 관련해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그동안 부산 교육을 위해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앞서 민선 3, 4대 부산광역시교육감으로 8년간 재직하며 부산교육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부산다행복학교 운영,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완성, 청렴도 1위 달성 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초·중·고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의 완성과 청렴도 1위 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시스템을 완성한 것은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균등한 교육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공교육에서 최소한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으로 제가 강조하는 ‘공교육 찬스’와도 의미를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청렴도 1위 달성은 제가 2014년 교육감 취임 당시 전국 꼴찌 수준이던 청렴도를 3년간의 노력 끝에 2017년 1위로 올라선 것입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모든 부산교육가족이 작은 부분부터 실천하고 힘을 합쳐 여러 노력을 해 시민들과 약속한 ‘청렴도 1위 달성’이라는 공약을 지켜냈다는 것에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현재 부산교육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과 권위주의적 불통행정으로 많은 부분에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부산교육 가족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반드시 부산교육을 정상화 궤도로 올려놓겠습니다.

 

Q. 부산교육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교육감님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계획은 무엇이며 앞으로 가장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실천해 나갈 사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선거 기간 동안 ‘지금 부산교육 정상화, 다시’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활동했습니다. 부산교육은 전임 교육감 시절 불통행정과 전시행정으로 인해 교육 가족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학생들이 경쟁에 내몰려 지쳐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교육감 공백 사태가 지속되어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부산교육을 다시 정상화 하기 위해 선거를 치르며 크게 약속드린 부분이 있습니다. ▲부모찬스를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 ▲가족처럼 챙기는 빈틈없는 교육복지 ▲교사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환경 마련 ▲AI 교육 혁신 ▲지역과 상생·협력하는 부산교육 5가지 약속을 통해 부산 교육을 제자리로 돌려놓겠습니다.

 

Q.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교육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플랜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A. 먼저 무상교육 완성을 이어 ‘가족처럼 챙기는 빈틈없는 교육복지’를 목표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이를 사립유치원에 보낼 때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유치원비를 없애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입학준비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등교 시 소요되는 교통비를 지원하고,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치료비를 지원하겠습니다. 부산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키고,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계 기관 및 시의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부산에서 아이키우며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라는 선결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폐교를 활용하여 부산의 청년들이 AI 전문가로 성장하고, 함께 공부하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Q. 부모 찬스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동서간의 교육격차가 한동안 우리 부산교육의 화두였습니다. 지난 재임기간 동안 교육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을 펼친 결과 공교육 영역에서의 만족도는 서부산 지역 학생들이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가정의 소득 격차에 따른 학력격차 문제가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찬스보다 ‘공교육 찬스’를 강조하고 이를 약속했습니다. 우선 학력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력을 키우기 위해 컴퓨터 기반의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우리 아이 하나하나에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꼭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가정형편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희망하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소득격차가 사교육격차로 연결되면서 다시 학력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차단함으로써 공교육을 통해서도 학생들이 얼마든지 꿈과 재능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Q. 교무행정 전담팀 확대‧AI교육 중심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교무행정 전담팀은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산다행복학교’에서 운영해왔으며, 담임교사의 행정업무를 대폭 축소한 바 있습니다. 행정업무를 전담할 선생님과 2인의 교무실무원이 교무행정 업무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모델입니다. 내년부터는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다만 ‘다행복학교’에서 시도한 민주적 학교 운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업무 경감으로 연결되지 않을 위험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담팀’ 구성을 희망하는 학교에는 민주적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제도 부여해서 ‘학교문화 혁신’과 ‘업무 경감’ 두 가지 효과를 함께 만들어내겠습니다.

 

AI 교육과 관련해서는 성급한 ‘AI 교과서’ 도입 문제로 인해 학부모들과 학교 현장의 걱정이 큽니다. 저도 ‘AI 교과서’는 현장 검증을 거쳐 신중하게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AI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AI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일은 늦추어서는 안 될 과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AI를 올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과정을 도입하는 한편,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생성형 AI’ 개발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교육감님이 이끌어 갈 부산교육의 청사진이 무엇인지 궁금하고, 부산시민에게 당부하고 약속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요?

 

A. 이젠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합니다. 저를 지지하셨던 분이나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 가리지 않고 두루 소통하면서 부산교육을 하루빨리 정상화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부산교육을 꼭 만들어내겠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부산’, ‘교육하기 좋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교육의 청사진은 앞서 말씀드린 부산교육 정상화 계획에서 개략적으로 설명드린 바와 같습니다. 김석준의 부산교육은 더 풍요로운 교육, 더 깊이 있는 배움,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을 지향합니다. 공감 가능한 정책으로,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이루겠습니다. 

 

2014년 저의 첫 교육감 선거 때 “아이들에게 꿈을, 교육가족들에게 자긍심을,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한 다짐을 다시 떠올리며, 뒤틀린 부산교육을 반드시 정상화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부산 교육 수장 김석준호 3기가 시작됐다. 김 교육감이 강조하는 부산교육 정상화는 변화와 바로잡음에 대한 그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김 교육감 취임식 당일 취재진의 카메라 주파수로 인해 마이크에서 잡음이 발생했는데 이를 두고 그가 한마디 했다.

 

“이것부터 바꾸겠습니다.” 

 

부산교육 정상화와 변화를 위한 그의 의지가 이 말 한마디에 모두 녹아있는 듯하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