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임실치즈농협 2024 결산과 2025 사업계획을 통해 본 실현 가능성 점검

구윤철 기자 입력 : 2025.04.14 10:47 ㅣ 수정 : 2025.04.14 10:49

“50년 전통의 치즈 자부심, 그 이면의 구조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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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치즈농협이 ‘자립 조합 실현’을 내세우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치즈 단일 품목 의존과 낮은 수익 구조, 정책자금 활용도 미흡 등 구조적 개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진=구윤철 기자]

 

[전북/뉴스투데이=구윤철 기자] 50년 넘는 세월 동안 오직 치즈 한 길만 걸어온 임실치즈농협(조합장 이창식)은 한국 치즈산업의 뿌리로 불리고 있다. 

 

임실치즈농협은 ‘임실N치즈’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지역경제와 낙농업을 견인해 왔고 2024년 결산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 성과를 알렸고 2025년을 ‘자립 조합 실현’의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제·신용·교육지원 등 각 사업부문에 대한 수치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겉으로 드러난 안정성 뒤에 가려진 구조적 취약성과 과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제는 단순한 '성과 발표'가 아닌 구조적 실현 가능성과 중장기 전략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외형 성장 이어졌지만…단일 품목 집중도는 오히려 심화

 

임실치즈농협은 2024년 총 346억 2600만 원 규모의 경제사업을 집행했고 이 중 대부분은 치즈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 관련 판매와 유통이 주를 이었다. 

 

2025년에는 이보다 증가한 총 377억 8000만 원 규모의 경제사업 실적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특히, 이 중 253억 원을 치즈 제품이 차지할 예정으로 전체의 약 67%를 단일 품목이 차지하는 구조다.

 

이는 조합이 오랜 기간 지켜온 ‘치즈 전문’이라는 정체성의 연장이자 자부심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 분산이 불가능한 단선형 수익 구조에 조합 전체가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공 판매와 관광 유통에 의존하고 있는 현 유통구조 또한 민간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신용사업 양적 확장은 분명…정책금융 활용도는 여전히 낮아

 

2024년 임실치즈농협의 상호금융 예수금은 1,317억 7900만 원으로 대출금은 상호금융 906억 4800만 원, 정책자금 92억 5000만 원 등 총 998억 9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에는 예수금 1,480억 9000만 원, 대출금 1,152억 5000만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약 15%의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가 뚜렷하나 정책자금 비율은 여전히 대출금 전체의 9%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정부의 저리 금융지원 활용이 미흡하며 조합원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금융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신용점포를 신설하고 치즈 전문판매장을 새로 건축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으나 이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인건비·운영비 부담이 순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면밀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당기순이익은 감소…비용구조 합리화는 여전히 과제

 

2024년 조합의 당기순이익은 7억 6900만 원, 2025년 예상 순이익은 6억 4800만 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는 68억 600만 원으로 고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교육지원비와 사업외 손익 등을 감안하면 순이익률은 7.7%에 불과하다.

 

실제 이창식 조합장이 강조한 ‘건전 결산’은 외형적 기준에서는 충족되지만 수익 창출 구조를 살펴보면 투입 대비 효율성이 부족한 점이 드러난다.

 

즉, 사업 확장과 고정비 상승이 동반되는 구조에서 향후 실질적 수익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잉여금 배당과 사업준비금 이월…재무 건전성 유지에 신중 기조

 

2024년 조합은 출자금 9300만 원과 이용고 1억 4100만 원을 배당했고 사업준비금 2억 2900만 원을 이월하며 안정적인 자금 분배 기조를 유지했다. 

 

이 같은 배당 구조는 조합원에 대한 신뢰 유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순이익 대비 배당률이 높은 편이어서 재무적 안전성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지원사업, 예산은 증가했으나 실효성 확보는 여전히 미흡

 

2024년에는 조합원 11명에게 총 3300만 원 상당의 건강검진 비용이 지원됐고 전 조합원 및 배우자에게 농업안전보험 가입비가 제공됐다.

 

2025년에는 총 15억 9000만 원 규모의 교육 및 지원 사업 예산이 책정됐으나 구체적인 집행 계획이나 성과 환류 시스템은 명시되지 않았다.

 

교육사업이 단순한 복지 프로그램을 넘어 조합원의 생산성과 안전, 생활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명확한 성과 지표와 만족도 조사, 사후 평가 체계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자립 조합 실현", 외형보다 구조 개편이 먼저다

 

결국 임실치즈농협이 내건 ‘자립 조합 실현’이라는 슬로건은 의욕적인 선언이지만 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선 보다 본질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지금의 성장은 외형 확장에 집중돼 있으나, 진정한 자립은 단순한 수치 확대보다는 조직 내실과 체질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히, 치즈라는 단일 품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수익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소비자 취향과 유통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단일 상품만으로 조합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신제품 개발과 민간 유통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책자금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이로 인해 조합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 혜택은 제한적이다.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연계와 관리 체계 개선이 요구된다.

 

운영 측면에서도 비용 구조의 효율화가 시급하다. 고정비 위주의 지출 구조는 수익성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

 

매출 총이익 대비 순이익 비율이 낮은 현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건전 결산’이란 표현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복지 및 교육지원 사업 또한 단순한 예산 집행을 넘어서야 한다. 조합원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선 만족도 조사나 성과 분석 같은 기초적인 관리 체계부터 마련돼야 한다. 현재는 사업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해 예산의 효율성 역시 검증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조합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조합원과의 소통 강화다. 자립 조합 실현을 위해선 수치 중심의 보고를 넘어, 조합원 개개인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임실치즈의 전통은 자랑스러운 자산이지만, 이 전통이 혁신을 가로막는 관성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조직 전반을 재정비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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