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제 기자 입력 : 2025.04.08 10:17 ㅣ 수정 : 2025.04.08 10:17
김동관 부회장 등 3형제 대주주 희생하고 소액주주 이득 주주친화정책 본격적으로 펼쳐 주가 안정화 기대감 커져
한화그룹 본사 전경 [사진 = 한화]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는 8일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이하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돼 실행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조 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는 4월 내 시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이는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결정이다. 시가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점은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렇게 되면 지난 2월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 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간다. 이는 ‘1조 3000억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다.
또한 김 회장이 지난달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며 강조한 ‘정도경영’, ‘투명승계’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 한화에어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3조6000억→2조3000억⋯소액주주 부담 완화
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에 앞서 이사들을 상대로 사전설명회를 하고 이날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한화에너지에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갈 수 있는 1조3000억원 만큼 축소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는 이사회 등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1조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켜 필요한 자금 3조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급하고 절실한 해외투자를 위해 필수적인 유상증자를 성공시킬 가능성을 높인 조치라는 얘기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달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초일류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지면서 한화오션과 함께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다.
■ 한화에너지, ‘승계와 무관’... 1조3000억 한화에어로 원상복귀 추진
한편 한화에너지는 최근 이사들을 대상으로 사전설명회를 열어 ‘승계 자금’이라는 억측이 제기된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 1조3000억원을 한화에어로에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여기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3000억원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