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2.0, 출시 앞두고 '잡음'…이번엔 성공할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출시 이후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아 온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재편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는 이달 중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지난해 1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출시된 바 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4개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가 보험료에 플랫폼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보험비교 플랫폼에서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사의 다이렉트 채널(CM채널)을 통해 가입하는 것이 더 저렴해 플랫폼에서는 보험료 비교만 하고 실제 가입은 보험사 CM채널에서 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이용자 수는 약 81만명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가입한 사례는 약 7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CM채널과 플랫폼 보험요율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달 20일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2.0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 수수료 문제가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니다. '정보제공 수수료'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보험개발원이 차량 정보, 기존 계약 만기일, 특약 할인 내역 등을 핀테크사에 공유하도록 했는데, 해당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건당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핀테크사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보험사가 보유한 자동차보험 정보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정보 조회 시마다 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에 핀테크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보험사가 플렛폼을 제공하는 핀테크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율이 기존 3%에서 1.5%로 인하됐는데, 이에 더해 정보제공 이용료까지 납부하게 되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과 핀테크 간의 협의에서는 건당 수수료가 아닌 구간별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서비스 출시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서비스 재편 출시 전 수수료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소급 적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낮아진 데다 보험개발원에 납부해야하는 수수료까지 더해져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건당 수수료를 납부하게 되면 부담이 더욱 큰 만큼 구간별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비교 서비스를 통해 당장의 수익은 거두기 어렵더라도 보험업이 플랫폼으로 넘어오는 것을 기대하면서 투자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정보제공 수수료는 아직 핀테크업계와의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흥행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당국의 압박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지속해서 인하해 온 상황에서 플랫폼에 수수료를 납부하면서까지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당국의 상생금융 동참 주문에 지속적으로 보험요율을 인하해 왔다"면서 "플랫폼에 납부하는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손해율은 더욱 상승하게 될 것이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보험비교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보험업계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의 보험판매 비중이 확대되면 보험사가 플랫폼에 종속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배달앱이 요식업계를 장악하고 수수료를 올린 것처럼 플랫폼도 영향력이 커지면 수수료를 더 올릴 가능성이 있어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