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남자’ 머스크 구하기에 나선 트럼프, 주가 단숨에 250달러 회복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최근 극심한 주가 하락을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며 일론 머스크 CEO와 테슬라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의 1등공신으로 꼽혔고, 자신의 행정부에서 연방공무원 해고를 진두지휘히며 ‘트럼프의 남자’로 통하는 머스크를 구하기 위해 트럼프가 팔을 걷어부친 셈이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테슬라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머스크를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이라 칭송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일론 머스크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머스크와 테슬라를 강하게 지지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이어 "나는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 새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실제로 이날 낮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서 머스크와 함께 빨간색 테슬라 모델 S에 올라탄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머스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0일 뉴욕 증시에서 15% 이상 폭락하며 4년 6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맞았다.
CNBC에 따르면, 이는 2020년 9월 8일(21.06%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이후 3.79% 반등한 230.58달러에 장을 마쳤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최고가였던 479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트럼프가 직접 나서 머스크를 옹호하고 나서자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9% 이상 오르며 250달러를 탈환하기도 했다.

테슬라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배론 캐피탈의 CEO인 론 배론 역시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테슬라를 강하게 옹호하고 나섰다. 배론은 "지금 테슬라가 얼마나 저평가되어 있는지 믿기 어렵다"며, "원래 10년 동안 4배의 수익을 기대했지만,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나는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개인 보유 주식은 고객을 위한 모든 주식을 처분한 후에야 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장기적인 신뢰를 보였다.
배론은 2014~2016년 당시 4억 달러를 투자해 테슬라 주식을 사들였으며 이후 투자금은 수십억 달러로 불어났다. 배론은 현재도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 비중이 12%에 달할 정도로 테슬라에 대한 지치지 않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인 영국의 리처드 앤더슨 교수는 "테슬라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지만, 최근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경영 스타일이 투자자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지는 테슬라가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부각시키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테슬라 지지 선언은 정치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와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보인 바 있으며, 이번 트럼프의 테슬라 공개 지지는 전기차 시장과 정치권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트럼프가 단순한 지지선언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전기차 및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 선언과 주요 투자자들의 신뢰 표명은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경우 주가 회복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돌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