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스토리] 남양유업, '건강한 시작' 슬로건·CI 공개...경영진 교체 후 쇄신 박차

서민지 기자 입력 : 2025.03.11 06:30 ㅣ 수정 : 2025.03.11 06:30

김승언 사장 "소비자 신뢰 회복 출발점...변화 체감할 것"
홍 전 회장 허위광고·대리점 갑질...불매운동·실적하락 '위기'
지난해 1월 한앤컴퍼니에 인수...주주가치 제고·실적 회복
이종우 교수 "소비자 인식 변화 전략...성장 저해 요인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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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사진=서민지 기자]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남양유업이 새로운 CI와 슬로건을 발표하며 건강한 새출발을 선언했다. 소비자 친화적인 브랜드 철학을 내세운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건강한 시작'이라는 슬로건과 CI를 공개했다.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은 "새롭게 선보이는 CI와 슬로건 '건강한 시작'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개편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닌, 남양유업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소비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점을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기업의 CI 교체는 회사의 이미지 개선이나 새로운 사업 방향을 알리기 위해 진행된다. 한국야쿠르트는 식음료 사업에 한정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hy를 신규 사명으로 변경했다. 2023년 삼양식품그룹은 해외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기도 했다. 다만 CI 변경엔 명함과 제품 패키지, 사옥, 홍보물 등 다양한 요소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소비된다. 

 

업계에선 남양유업이 비용 부담을 안고서라도 CI를 교체하려는 이유에 대해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과거 홍원식 전 회장 체제 아래 '불가리스' 허위 광고 논란과 대리점 갑질 사건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크게 흔들린 바 있다. 

 

특히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급격히 하락했다. 2012년 637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3년엔 175억 원의 영업손실로 바뀌었다. 2014년엔 216억 원의 적자로 떨어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2021년엔 '불가리스' 파문으로 인해 홍 전 회장이 사퇴했다. 이후 법적 분쟁 끝에 대법원 판결로 홍 전 회장 일가의 지분이 매각됐고, 지난해 1월 말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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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 그래픽=뉴스투데이]

 

한앤컴퍼니 아래 남양유업은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쇄신을 단행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액면분할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올해 1월과 지난 7일 남양유업은 각각 200억 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ESG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남양유업은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7324만 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당기순손실 662억 원에서 반등한 것으로, 2019년 3분기 이후 6년간 지속된 적자를 끝냈다. 영업손실은 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2% 축소됐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에서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CI와 슬로건까지 바꾼 것은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전략"이라며 "향후 사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마이너스 요인을 없애려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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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신규 CI '건강한 시작'을 공개했다. [사진=남양유업]

 

한편 새 슬로건 '건강한 시작'에는 '기업의 건강한 변화'와 '건강한 제품'이라는 두 가지 브랜드 철학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윤리경영 △고객중심 △일등품질 등 총 3가지를 브랜드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원칙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CI 디자인은 주력 제품인 '맛있는우유GT'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맛있는우유GT'의 곡선형 폰트를 적용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으며, 미소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남양유업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향후 전 제품 패키지와 사업장, 유니폼, 사원증, 명함, 공식 디지털 플랫폼 등 전사적으로 새로운 CI와 슬로건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된 이후 브랜드 개선 차원에서 CI와 슬로건을 교체했다"며 "대외 신뢰를 회복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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