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디스플레이업계, 트럼프 '관세 폭탄'에 휘파람 부는 이유는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3.09 07:00 ㅣ 수정 : 2025.03.09 07:00

미국 관세정책, 궁극적으로 중국에 총구를 겨눠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미국 정책에 반사이익 기대
애플, 트럼프 관세정책에 중국 부품과 중국내 제조 '타격'
삼성·LG디스플레이, 中업체 공백 메워 수익성 증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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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세계 경제가 초긴장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결국 거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거둔 중국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가장 위협이 된 중국에 미국의 대규모 관세가 부과되면 세계 무대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도 더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는 보호무역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및 세수 확대를 통해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대통령 취임과 함께 ‘관세 전쟁’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그의 셈법을 파악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의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한숨을 돌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반도체 업계는 25% 관세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없애겠다고 공식 발표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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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프로 시리즈 [사진 = 애플 홈페이지]

 

이처럼 주요 산업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조용히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디스플레이 등 중국 제조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애플 아이폰 디스플레이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 50% △LG디스플레이 30% △중국 BOE 20% 순이다.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앞서고 있지만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중국에 빼앗기고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중국과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애플에 큰 고민거리를 안겼다. 애플이 중국산 패널 사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와 노동력 등을 고려해 아이폰 생산·조립의 90%를 해외 공장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5%가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아이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애플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플은 관세 부과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분하는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OLED 패널은 그동안 아이폰 시리즈 중 프로 라인업(제품군)에만 적용됐다. 그러나 앞으로 아이폰 17 시리즈부터 모든  라인업으로 확대되는 호재도 맞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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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커브드 LCD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일각에서는 관세에 따른 LCD 가격 상승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월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65인치 기준 2024년 12월 172달러에서 2025년 2월 177달러로 2.3% 올랐다. 

 

이처럼 LCD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관세가 본격화되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이 LCD에서 OLED로 세대교체되는 시점을 맞아 OLED 수요를 더 이끌어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마련됐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철수하고 OLED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한국 기업에 다소 유리한 호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또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 기준이 PSR(품목별 원산지 기준)이기 대문에 현재로서는 한국업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다소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어 사실상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생산·제조를 우회하는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며 “다만 비보(VIVO) 등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내수에 의존해온 브랜드들은 미국 진출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우회 전략이 효험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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