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VIP 공략…신세계百 강남점, ‘신세계 마켓’ 리뉴얼 오픈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식품관 내 슈퍼마켓을 새로운 이름 ‘신세계 마켓’으로 재개장했다. 하반기에는 델리와 건강식품 매장까지 새단장해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해 ‘스위트파크’ 오픈 등 식품관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연간 거래액 3조원을 조기 달성한 가운데, 올해 식품관 리뉴얼으로 또 한 번 실적 기록을 새로 쓸지 주목된다.
28일 강남점 지하 1층에 정식 오픈한 신세계 마켓은 ‘프리미엄 식품관’의 새 기준이 되겠다고 다짐한 신세계백화점의 각오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신세계 식품관’이라고 한자로 쓰여있는 슈퍼마켓은 원목 인테리어와 대리석 기둥, 천장 벽화, 거울 장식 등으로 고풍스럽고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슈퍼마켓 리뉴얼은 지난 2009년 이후 16년 만으로, 서울권 백화점 중 최대인 600평(약 1980㎡) 규모로 재탄생했다. 특히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이 지난해 10월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리뉴얼 매장이라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신세계 마켓’ 기획에 있어 VIP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서초·강남 상권에 위치한 강남점 슈퍼마켓의 경우 특히 VIP 비중이 높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리뉴얼 이전 통계에 따르면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한 VIP 고객의 매출 구성비가 60%에 달했고 방문 빈도도 일반 고객보다 4배 많았다”며 “신세계 마켓은 독보적인 식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인근의 프리미엄 장보기 수요를 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신선식품 코너에서는 계약 재배나 지정 산지를 통한 기획 상품과 자체 브랜드(PL)를 대폭 강화했다. 신세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을 늘려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세계가 농가와 함께 품종과 재배 기법을 연구해 품질을 높인 ‘셀렉트팜(지정산지)’ 과일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마켓에서는 셀렉트팜을 기존 11곳에서 21곳으로 늘려 더욱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철 과일을 선보일 계획이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 해녀 해산물을 새롭게 브랜딩한 ‘해녀의 신세계’를 정식 론칭했다. 보말이나 톳 등 생소한 해녀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화당’(한식)과 ‘스시도쿠’(일식) 등 셰프 브랜드와 함께 개발한 조리 상품을 함께 선보였다.
축산 코너에서는 백화점 업계 유일의 정육 PL(자체 브랜드)인 ‘신세계 암소한우’와 ‘신세계 프라임 포크’를 확대했다.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매입한 품질 좋은 한우와 돼지고기 상품으로, 신세계 마켓에선 한우 등급을 1등급에서 1++까지 세분화하고 안창살과 도가니, 스지 같은 특수부위도 대폭 늘렸다.
기존의 반찬 코너도 면적을 70% 넓히고, 밑반찬 중심에서 벗어나 손님 접대용 일품 요리와 선물용 반찬, 당뇨 환자식 등 케어 식단까지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조서형 셰프(장사천재 조사장)가 론칭하는 반찬 브랜드 ‘새벽종’이 단독 입점했다.

불고기나 돈까스 등 델리(즉석 조리) 상품도 ‘신세계 암소한우’와 ‘신세계프라임포크’ 등 직경매 원료육을 활용해 품질을 높였다. 집에서 만들기 까다로운 동파육이나 슈바인학센(독일 족발 요리) 등의 글로벌 메뉴까지 선택의 폭도 넓혔다.

기존보다 면적을 2배 확대한 그로서리(식료품) 매장에서는 최고급 식재료도 마련했다. 이탈리아의 명품 트러플 브랜드 ‘타르투플랑게’의 생 트러플을 오프라인 채널 단독으로 판매하고, 프랑스 최초 캐비아 브랜드 ‘프루니에’의 캐비아를 선보였다. 호주를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 ‘마켓 레인’의 원두도 유통업계 최초로 공식 판매한다.

이 밖에도 신세계 마켓은 세분화된 입맛과 식단 수요를 채워주는 여러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식재료를 세척·손질하는 서비스는 물론, 쌀을 즉석에서 원하는 만큼 도정해주거나, ‘나만의 육수팩’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양곡 코너에서 운영하는 ‘쌀 방앗간’에선 고품질 쌀을 원료로 현장에서 쌀가루를 빻아 떡을 만드는 제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 한식연구소 ‘발효:곳간’ 매장에선 국내 최초로 육수팩 제조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각지에서 공수한 건어물(멸치, 디포리, 새우 등)과 건채소(대파, 버섯 등)를 바구니에 골라 담으면 즉석에서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준다. 눈으로 보고 직접 고른 천연 재료로 건강한 육수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8일 강남점 식품관에는 F&B 매장도 추가로 문을 열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파리지앵 블랑제리 ‘보앤미(BO&MIE)’의 국내 1호점과 미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인텔리젠시아 커피’, 제주 말차를 매장에서 매일 갈아내 신선한 차를 제공하는 ‘오설록’ 등이 들어섰다.
지난해 식품관 전면 리뉴얼에 돌입한 신세계 강남점은 다양성과 깊이를 겸비한 식품관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식품관 리뉴얼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원을 한 달 이상 조기 달성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마켓에 이어 오는 하반기 델리·건강식품 매장을 새단장하면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6000여 평(약 2만㎡)의 국내 최대 식품관이 완성될 예정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 부사장은 “디저트의 신세계를 연 ‘스위트파크’와 미식과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고품격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식품관의 새 기준이 될 신세계 마켓을 오픈한다”며 “식품 장르에서도 상권의 프리미엄 수요와 글로벌 백화점의 위상에 부응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