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당국이 트럼프 관세 정책 등에 따른 수출 타격과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에서  0.25%포인트(p) 낮춘 연 2.75%로 결정했다.

2%대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지난해 10·11월 2연속 금리 인하에 이어 올해 1월 동결로 한 차례 속도를 조절한 뒤 다시 두 달만에 금리 인하에 나섰다.

금리 인하로 다시 선회한 것은 수출 둔화 우려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 성장성에 대한 불안은 지속돼 왔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국 불안으로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출 부담도 커지면서 우리 경제 성장 부진이 예상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1.9%)보다 0.4%p 낮은 1.5%로 전망했다. 비상계엄 충격에 따른 경제 하방 요인을 반영한 지난달 전망치(1.6~1.7%)보다도 0.1~0.2%p가량 낮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되지 못하는 등 정치권 혼란으로 재정정책을 펼치기 어려워지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요구도 커졌다.

가계부채도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증가폭은 축소되며 진정세를 보인 것도 금리 인하 결정 부담을 덜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4년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3000억원으로 13조원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전분기(+18조500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특히 앞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기 주저하게 했던 고환율의 경우 1월 말 1450원대에서 현재 1420원대로 낮아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

다만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인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부담이다. 연준이 상당 기간 기준금리를 연 4.50%로 유지할 경우 한미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물가의 2% 재상회 우려는 한국은행에게 다시 고민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환율 수준이 높고 추가 상승 압력이 잔존해 수입 및 공급물가 추가 반등세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도 2분기 초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과 같은 1.8%를 제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전망과 같은 1.9%로 예상됐다. 내년은 1.9%로 당초 전망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