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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리 인하①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 압력 커진다 ...수익성 둔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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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2.25 10:22 ㅣ 수정 : 2025.02.25 10:22

2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2%대 진입
채권금리 하락에 대출금리 하방 압력
은행 이자이익 비중 90%대...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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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의 영업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이 긴축 완화를 재개하면서 은행권 여·수신 금리 하락 압력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출금리의 경우 가계부채 관리 강화 명분 약화와 금융당국 압박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둔화를 상쇄할 영업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1월 속도 조절→2월 인하 재개’...기준금리, 2년 6개월 만에 2%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2차례 연속 인하하고 올 1월 동결로 속도 조절에 나선 뒤 다시 기준금리 낮춘 것이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2022년 8월(연 2.50%)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다. 

 

한국은행이 다시 긴축 완화에 돌입한 건 환율 급등세 진정과 경제 성장률 둔화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의 영향으로 연초 1470원대까지 치솟은 뒤 최근 1430원대까지 떨어졌다. 또 경기 둔화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방 압력도 이달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향후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는 변수가 산적해 있다. 일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데다,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1~2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채권금리 떨어지면 대출금리도 하락...당국 수장들, 은행에 ‘금리 인하’ 압박 


 

관심은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통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고, 이를 따라가는 은행채(금융채) 금리도 내려간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 등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한다. 은행채는 주요 금융 상품의 준거금리로 쓰인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연 3.01%로 전년동기(연 3.93%) 대비 0.92%p 하락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지난 2023년 12월 연 4.09%에서 지난해 12월 연 4.23%로 올랐다. 은행권이 지난해 연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명분으로 가산금리 인상에 나선 결과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상승 요인은 사실상 소멸됐다는 평가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지난달 기준 3.08%로 전년 12월(3.35%)보다 0.27%p 내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취급하는 수신 상품의 금리 수준에 따라 산정된다. 

 

금융당국도 은행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시중은행들이 낮춰진 기준금리를) 반영할 때”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개별 은행의 금리에 직접 관여하면 안 된다”면서도 “(지난해 10·11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될 시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는 정책 참여로 대출금리 조정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대출 총량 관리만 잘 된다면 시장금리를 크게 상회하게 대출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금리가 어떻게 될지를 봐야 하는데, 원가(금리)가 떨어지면 신규 실행분부터 금리가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이자로 먹고 산 은행들 금리 하락에 비상...‘이익 하락폭 제한적’ 전망도


 

은행권도 시장금리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2조195억원으로 전년(41조3878억원) 대비 1.53% 늘었다. 지난해 금리 상승과 대출 성장이 맞물리면서 역대급 실적 행진도 이어졌다. 다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이미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 평균치는 1.60%로 전년동기(1.67%) 대비 0.07%포인트(p) 하락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은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하고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신규 실행되는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이 받을 수 있는 이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은행의 영업이익 중 이자 부문 비중이 90%를 상회한다는 걸 고려하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최근 은행권이 기업대출 영업과 비(非)이자 이익 확대 등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도 수익성 하방 압력을 상쇄하기 위한 행보다. 

 

한편 시장에선 올해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횟수와 대출 성장률을 변수로 꼽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출금리 뿐 아니라 예·적금 등 수신금리도 함께 하락하는 만큼 경영 실적이 크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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