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트럼프 관세에 제약바이오 對美 수출 ‘빨간불’…CMO 생산으로 우회 움직임

최정호 기자 입력 : 2025.02.25 06:15 ㅣ 수정 : 2025.02.25 06:15

제약바이오 업계 "미국 수출만이 살 길"...신약개발 체질 개선
대미 수출 제약바이오 기업 “사태 관망 중...전략은 대외비”
셀트리온‧SK바이오팜 “위탁생산 기업 통해 전략적 대응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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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에 따라 미국에 개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각 기업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판매망을 구축해 매출을 늘려오고 있으나, 올해부터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에서 올해 유통될 상당수의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 바뀌는 관세 정책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 놓았다. 대웅책이 없는 기업들은 현 사태를 관망 중에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의 경우 위탁생산(CMO)를 활용해 우회하는 방안을 핵심 타개책으로 삼았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라이릴리와 머크,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 CEO들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해외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관세를 물리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물리겠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2017년) 출범 당시에도 다국적 제약사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정책을 쓴 바 있다. 이때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이 미국으로의 수출이 적었던 터라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산 의약품 미국 수출액은 3300만달러(470억원)에서 지난해 13억5900만달러(1조900억원)로 늘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수출하고 있다. 모두 25% 보편관세의 영향권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보건 산업 규모가 5조4526억달러(7818조원) 달한다. 전 세계 42.6%를 차지하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위주로 성장해 온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치권에서도 제약 산업 육성법을 만들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 성과가 바이든 정부(2021년)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2기의 관세 정책으로 각 제약바이오 기업별 별 대미(對美)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서 10개 품목 이상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내 파트너사를 통해 간접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아직 관세가 부과가 확정된 게 아니라 관망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1‧2기 모두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약가가 낮은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은 지난 지난 2020년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중 미국 매출이 70% 이상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보해 즉시 생산 가능한 상태”라면서 “관세 정책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이미 갖췄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SK바이오팜과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관세 문제가 부각되기 이전부터 CMO 업체를 통한 완제의약품을 생산해 오고 있다”면서 “올해 관세 부과 시 영향을 최소화한 방안으로 대응이 완료됐으며, 충분한 제조 역량을 갖춘 현지 CMO 업체들과 제품 생산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특히 이 두 기업은 경우 올해 미국 내 유통 물량 상당수를 확보한 상태다. 셀트리온의 경우 9개월분의 재고가 있으며 SK바이오팜은 6개월분의 물량을 확보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놓은 셈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에도 “관망 중”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미용을 위한 의약품이다. 병을 고치는 의약품은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이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에 있어 유연해질 수 있으나,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빠져나갈 틈이 없다. 관세를 부과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보톨리눔 톡신제제로 미국에서만 1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휴젤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에 의한 미국 시장 진출보다는 직간접 판매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라이선스 아웃의 경우 수출 당시 대규모 계약금을 마일스톤 방식(과제 수행에 따른 분할 지급)으로 수취하고 시판 시 로열티를 받게 된다. 

 

직간접 판매의 경우 임상 시험부터 품목허가까지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유통망을 구축하고 판매를 시작할 시 매출과 영업이익 부분에서 단순 로열티 수입보다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미국 내 직간접 판매를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망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의약품 관세 정책으로 미국 내 직간접 판매보다는 라이선스 아웃으로 신약 개발 전략을 선회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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