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방위사업청, 8조원 규모 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자 '초읽기' 들어가나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2.23 07:00 ㅣ 수정 : 2025.02.23 07:00

KDDX 사업자 후보로 두 곳 지정해 치열한 경쟁 벌어질 전망
방사청, 사업자 선정놓고 수의계약·경쟁입찰 방식 고민
방사청 "논란 잠재울 수 있도록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최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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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KDDX 가상 시운전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8조원 규모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사청의 '장고(長考)'가 자칫 차세대 사업 전력화 차질과 업체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특히 KDDX 사업에서 국내 해양방산을 양분하고 있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향해 '원팀'을 강조하며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업자 지정이 늦춰지면서 오해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산업부,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방산 업체 지정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다음달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KDDX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것이 골자다. 이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 3일 방사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KDDX 생산 능력을 갖춘 방산 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지정했다.

 

복수 업체에 사업 참여 자격이 인정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두 업체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항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 선정은 방사청이 다음달 사업추진방안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하고 방추위 심의를 거쳐 이뤄진다. 절차에 따르면 KDDX 최종 사업자 윤곽은 이르면 3월,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 KDDX 개념 설계 '한화오션'·기본 설계 'HD현대중공업' 맡아

 

산업부는 △신규 업체 지정 타당성 검토 △합동 현장 실사단 구성 및 생산 능력 판단 기준서 마련 △합동 현장 실사 등을 거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그동안 선도함(1번함)과 나머지 양산함 건조업체가 별도로 지정되고 선도함은 건조 직전 단계인 기본설계를 가져간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건조를 맡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다.  나머지 양산함은 경쟁입찰 등으로 건조업체를 결정한다.

 

이번 KDDX는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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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의 KDDX 조감도 [사진=HD현대]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KDDX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기존 함정 사업 절차와 같이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지 아니면 경쟁입찰 방식을 택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초 KDDX 사업자 선정은 지난해 말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사청이 최근 수의계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지면서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수의계약을 보류하고 사업자 선정 자체도 미뤘다.

 

특히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KDDX 관련 과거 군사기밀 유출 혐의 등을 문제 삼아 경쟁입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설상가상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법정 공방을 벌이자 방사청은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양측이 상대방에 대한 고소 고발을 취하하고 산업부가 지난 3일 양사 모두 KDDX 건조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최종 결정은 방사청에 넘어간 상태다. 

 

방사청은 앞서 지난해 7월 두 업체에 수의계약이 아닌 공동개발·분할건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KDDX 적기 전력화에 대한 우려에도 방사청이 지난 8개월 간 결정을 미루며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 기간 동안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업체는 각종 인력과 에너지를 낭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방사청 나름의 고민이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어 논란이 이어지는 셈”이라며 “방사청이 빠른 시일내에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DDX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기관과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기 내로 방추위에 올리겠다”며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소문에는 “아직 결정된 방안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례는 방산업체 2개 지정 후 사업 추진 방안이 검토되는 첫 사례로 추가 검토 기간이 걸렸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의사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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