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사상 최대 매출 'K타이어', 트럼프 '관세 윽박'에 美 현지 생산 늘린다

금교영 기자 입력 : 2025.02.22 07:00 ㅣ 수정 : 2025.02.22 07:00

미국 등 북미, 국내 타이어 업계 매출 20~30% 차지하는 핵심 시장
모든 수입품목에 관세 10~20% 부과하는 '보편관세' 업계에 큰 타격
한국타이어, 테네시주 공장 증설해 연간 생산량 2배 이상 늘리기로
금호타이어, 조지아주 공장 연간 450만개 타이어 생산...관세율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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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이미지 [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해 완성차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타이어 업계에도 '관세 폭탄'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트럼프 행정부가 타이어를 자동차처럼 구체적인 관세 품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종 특성상 자동차 부품 업체와 타이어 업체 등은 완성차 판매 감소에 따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직접 관세는 아니지만 자동차 관세에 따라 간접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타이어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 거둬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9조4119억원, 영업이익 1조76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각각 5.3%, 32.7% 증가한 성적표다. 또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8인치 이상 고(高)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2023년 보다 2.3% 포인트 늘어나면서 전체 판매 비중의 46.5%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한국타이어는 올해 고인치 승용차 타이어 판매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매출 증가는 물론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금호타이어도 예외는 아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5381억원, 59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셈이다.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43.7%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도 18인치 고인치 제품 판매 호조가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준 '효자'다.  지난해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41.8%로 2023년 38.1%에서 3.7% 포인트 늘었다. 올해는 이 비율을 46% 이상 높일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5조원으로 지난해 매출(4조 5381억원)보다 10% 넘게 올려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한국타이어에 이어 금호타이어 역시 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생산능력 및 판매량을 늘려 시장 확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질세라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이 2조8497억원으로 2023년에 비해 5.4%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7.9% 줄어든 1721억원에 그쳤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인치 제품 비중이 축소했다. 이는 미국 등 북미 시장 타이어 유통망 재편 과정에서 판매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넥센타이어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3조원으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 타이어공장 증설에 따른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고인치 타이어 수요에 대응해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 관세, 국내 타이어 '빅3' 매출 최대 변수...미국내 사업 보폭 넓어질 듯

 

이처럼 지난해 역대급 성적표를 거머쥔 타이어 3사는 올해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고(高)관세 정책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보편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차량에 탑재되는 타이어 가격이 올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편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예외없이 모든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주요 공약으로 10~20%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가 최근 보편 관세 대신 상호 관세 부과로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그러나 상호 관세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북미는 국내 타이어 업계의 매출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관세 부담 완화하기 위해 거론되는 해법이 미국 현지 생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그들(외국기업)에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한 발언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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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북미에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용 퍼포먼스 올시즌 타이어 '다이나프로 에보 AS'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이미 미국 테네시주(州)와 조지아주에서 각각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유리한 입장이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미국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 테네시주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550만개다. 증설이 완료되면 1200만개까지 늘어난다.

 

이는 미국이 한국타이어 매출의 20~25% 가량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빠르면 올해 4분기에 첫 생산을 시작해 내년 초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테네시주 타이어 공장 캐파(CAPA·생산능력)가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어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폭 등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증설로 북미 공급망을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조지아주 공장은 현재 연간 450만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향후 발표되는 관세율 등 정확한 방침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황에 따라 조지아주 공장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타이어 업계는 관세와 관련해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세 결정에 따른 영향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또 당장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섣부르게 예단하기 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어 업계는 오히려 자동차 관세보다 기존 부과된 반덤핑 관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021년부터 한국 타이어 업체에 1년마다 판매 물량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타이어가 공정 가격 이하로 판매된다는 이유에 따른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2020년 한국타이어 38.07%, 금호타이어 27.81%의 예비 관세율을 부과했지만 국내 타이어 업계의 현지 대응에 힘입어 관세율이 현재 한자릿수대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부터 2022년 6월 판매 물량에 대해 △한국타이어 6.3% △금호타이어 5.4% △넥센타이어 4.2%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올해 1분기에는 2022년 7월부터 1년간 판매 물량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이 고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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