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혁명 (47)] CJ 올리브영, '10년 된 레거시'를 개혁…소비자 니즈를 구현하는 기술자가 리더이다
김지유 기자 입력 : 2025.02.19 05:40 ㅣ 수정 : 2025.02.19 05:40
기술자의 역할 변화: 단순 개발자에서 소비자 니즈 구현자로 진화 중
직업세계가 격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고도화에 따른 직업 대체와 새직업의 부상이 빈번하다. 또 현존하는 직업들은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한다. 그 '직업 혁명'의 현재와 미래를 취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이미지=올리브영 테크블로그 캡쳐]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CJ 올리브영이 10년 동안 유지해온 IT 시스템과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며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기술적 전환이다.
■ 10년 된 레거시, 어떻게 바뀌었나
지난 1월 24일 올리브영의 '테크블로그'에 올라 온 게시글에 따르면, 이 기업은 기존 시스템을 통합 구조로 전환했다.
올리브영은 2010년대 초반부터 온·오프라인 유통 시스템을 기반으로 급성장해왔다. 그러나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한계로 기존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모바일 중심의 쇼핑 증가와 소비자 개개인의 니즈가 더욱 다양화되면서 기존 시스템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올리브영은 2020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왔다.
■ 시스템 개편: 매장 서비스의 통합, 영업시간 오류 등으로 인한 고객 혼란 해소
경쟁 기업들이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 도입과 디지털 혁신 속도를 높여가는 상황 속에서, 올리브영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T 시스템의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기존 IT 시스템인 '올리브원'이 여러 도메인(매장, 상품, 재고, 쿠폰 등)을 한데 묶어 놓은 구조였기에, 각 도메인 간의 정보 전달과 정책 반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중 매장 도메인은 여전히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정책 변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야기했다. 예를 들어 명절 영업시간 전달 오류로 인해 고객 혼란이 있기도 했다. 이런 사태가 지속된다면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매장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매장 도메인의 경계를 식별하고(바운디드 컨텍스트 정의), 기존 시스템에서 독립시키는 과정이 요구됐다. 이를 위해 도메인 전문가와 레거시 히스토리를 잘 아는 개발자, 이벤트 스토밍 워크숍 등의 방법이 활용됐다.
[이미지=올리브영 테크블로그 캡쳐]
■ 기술자의 역할 변화 : 소비자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테크블로그가 설명하는 개혁의 핵심은 기술자의 역할 변화다. 단순히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실현하는 기술자가 요구되고 있다. 단순한 IT 인프라 개선이 아니라, 소비자 니즈를 중심으로 어떤 부분에서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지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시대변화에 따른 기업 내 기술자의 역할 변화를 엿볼수 있다. 과거에는 IT 기술자가 단순히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즉, 단순한 코딩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실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사회 해석가'가 필요해진 것이다.
아울러 현대사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과거에는 특정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기술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CJ 올리브영의 사례는 단순히 오랜 시스템의 변경를 넘어, 기업과 기술자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다. 앞으로도 기업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