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남은행장에 ‘영업통’ 전진배치...분위기 반전 시동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BNK금융그룹이 자회사인 BNK경남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특히 조직 내에서 영업력이 돋보이는 인사를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한 건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차기 경남은행장에는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대규모 횡령 여파가 남아있는 조직 수습, 고객 신뢰 회복 등이 과제로 지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 17일 열린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서 김태한 현 경남은행 부행장보를 차기 경남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는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취임한 예경탁 현 경남은행장은 그룹에 용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프로필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영업 현장 경력이다. 김 후보는 창원대로지점, 함안지점, 창원공단지점 지점장을 지냈는데 대부분 경남은행의 핵심 영업 구역이다. 또 여신심사부와 영업부 부장, 여신지원본부 본부장(상무) 등 본점 근무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경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인사서 기업고객그룹·투자금융그룹장(부행장보)에 선임됐다.
BNK금융이 차기 경남은행장에 이른바 ‘영업통’을 배치한 건 실적 성장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경남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63억원으로 전년(2517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지역경기 둔화 및 업황 악화 우려가 확대로 영업 전략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후보가 영업 현장에서 쌓아온 지역 이해도가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지방은행 특성상 지역에 대한 ‘밀착형 금융’이 필수적인 만큼 지역 경기 동향과 산업 생태계, 자금 수요 현황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영업 전략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는 조직에서 영업통으로 유명하고 인품도 훌륭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가 취임하면 경남은행의 세대교체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는 1969년생으로 예 행장(1966년생)보다 4살 적다. 같은 그룹사인 부산은행의 방성빈 행장(1965년생)과는 4살 차이다. 지방은행 뿐 아니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김 후보는 가장 젊은 행장에 속하게 된다.
한편 김 후보는 취임 후 실적 성장 뿐 아니라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필요성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은행은 지난 2023년 약 3000억원대 횡령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특히 경남은행 직원의 횡령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약 14년 동안 이뤄진 걸로 나타나면서 경남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은행권 당면 과제로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가 떠오르고 있는 만큼 ‘김태한 체제’의 경남은행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