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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대신증권은 17일 삼성화재(000810)와 삼성생명(032830)을 보험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삼성화재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과 관련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밸류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익 변동성에 따른 유연한 배당성향 조정도 계획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보유 자사주 10% 가량을 단계적 소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일 삼성화재가 보유 자사주 10%를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연재 14.98%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6.93%까지 상승한다. 이에 삼성생명은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달 13일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신청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간의 지배구조 정리가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삼성생명의 보유 자사주 소각 기대감과 삼성전자(005930)의 자사주 7조원 추가 매입·소각 기대감,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 영향에 양사의 주가는 이달 14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 7.33%, 삼성화재 9.34%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이 실행된다면 삼성전자가 지난 4개월 동안 소각한 자사주 3조원에 대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합산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가게 된다. 삼성생명 0.07%, 삼성화재 0.01%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통한 처분금이 각각 2338억원, 409억원 발생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만일 7조원을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면 이달 12일과 동일한 비율로 처분한다는 가정 하에 삼성생명 5700억원, 삼성화재 1100억원 가량의 처분금액이 추가로 발생하며, 이는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다면, 관련 지분율 20% 이상일 경우 지분법 인식이 가능하므로 의결권 있는 주식 수 기준 삼성생명의 삼성화재에 대한 유효 지분율은 17.82%이다. 박 연구원은 "기왕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한 김에 추가 지분매입을 통한 기분법 이익이 반영된다면 올해 기준 2670억원 가량의 추가 인식이 가능하다"며 "이 또한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두 사례를 합산한 삼성생명의 배당가능재원이 837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보험업황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보험사의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끌어올리는 무·저해지 건강보험 배수가 낮아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사주 소각이 가능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만큼 신계약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고, 법인보험대리점(GA) 시책 경쟁도 제한될 것"이라며 "유의미한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자사주 카드를 쓸 수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자사주 추가 소각 등의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보험업종 내 현재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