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힘 싣는 증권업계…고객 유치전 '활활'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 운용 규모 약 104조
14개 증권사 경쟁…미래에셋證 30조 돌파
삼성·KB·대신·하나證, 신규 고객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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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고객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 계좌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지난해 10월 도입되며 신규 고객 유치전의 불씨를 당긴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증권사 14곳의 지난해 4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3조9257억원이다. 은행 등 다른 업권에서 증권업계로의 '머니 무브'가 전개되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3분기(96조5328억원) 대비 7.7% 늘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4분기 29조1945억원을 찍고 1월 23일 기준 30조원을 넘어섰다. 이 외 현대차증권(지난해 4분기 기준 17조5151억원)과 한국투자증권(15조8148억원), 삼성증권(15조3857억원)이 2위 타이틀을 놓고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NH투자증권(8조1271억원)과 KB증권(6조6381억원), 신한투자증권(5조7548억원) 등 중위권 싸움도 치열하다. 대신증권(1조8175억원)과 하나증권(1조4408억원)도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경쟁 중이다.
각사는 퇴직연금 시장 순위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에 나섰다.
먼저, KB증권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순입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하는 'KB IRP 실물이전&순입금'과 'KB 연금저축 이전&순입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이번 이벤트 기간 순입금(실물이전 포함) 금액 구간별 최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다. 안마의자 등 경품도 마련했다.
삼성증권은 다음달 말까지 'IRP 순입금 이벤트 시즌1'을 실시한다. 순입금액 100만원 이상 구간에 따라 커피쿠폰, 상품권 (1만원·3만원) 등 경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대신증권은 '2025 퇴직연금 실물이전' 이벤트를, 하나증권은 'IRP 실물이전 웰컴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각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 최대 2만5000원의 현금과 최대 3만원의 거피 기프티콘 등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IRP 이벤트를 진행해 6000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등 효과를 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진행한 IRP 이벤트에 총 2만1062명의 소비자가 참여했으며, 이 중 30%에 해당하는 6339명의 소비자가 신규계좌 개설, 실물이전, 추가 입금 등 실제 거래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이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자리 잡으면서 서비스 개선과 수익성 제고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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