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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북한 문제 (21)

급등하는 북한시장환율, 이러한 현상 2025년에는 지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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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2.07 00:30 ㅣ 수정 : 2025.02.07 00:30

[기사요약]
북한의 시장환율, 2024년 7월 이후 급등.. 달러당 8천 북한원이던 환율, 2025년 1월 현재 2만 북한원 상회
환율정책 쓸 수 없는 북한.. 시장환율 급등하는 것, 북한시장에 변동성이 커졌음을 의미
특히 주요 거래선, 중국에서 러시아로 넘어가면서 북한경제에 미치는 파장 일파만파
폐쇄된 북한 속사정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외부 환경 변화 중심으로 환율급등 원인과 향후 추이 예측
환율급등 원인, 외환 수요 갑자기 늘었기 때문.. 외환수요 더 많아질 것이며, 환율 더 오를 기세

북한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연일 비싼 미사일을 공해상에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이상 국경을 닫아걸었고 내부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북한 내부, 남북관계, 국제상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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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dailynk]

 

[뉴스투데이=동용승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북한의 시장환율이 급등했다. 2024년 상반기까지 대략 1달러당 8천 북한원 정도를 유지해 왔으며, 진동폭은 1~2천 북한원 정도였다.

 

그런데 2024년 하반기 이후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해 2025년 1월 현재 2만 북한원을 넘나들고 있다.

 


• 민감한 북한의 시장환율

 

북한의 시장환율은 북한당국의 공식발표수치가 아니라 국내외 언론기관이 접경지역 등에서 알려진 내용을 취합한 것이며, 북한내 지역별 편차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북한은 1달러당 110 북한원의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식 환전기관에서도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공식환율은 무의미해진 상태다.

 

북한의 시장환율은 트렌드 상에는 지역 편차가 거의 없으며, 북한의 시장상황을 조망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시장환율이 1만 북한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대 북한의 시장화가 확산된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평소 환율에 비해 2.5배 이상 급등한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북한경제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특별한 요인을 감지할 수는 없지만 북한주민들의 실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물가가 환율과 연동되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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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외부에 알려진 북한시장환율(평안남도 기준)을 필자가 시계열로 정리]

 


• 환율급등의 원인, 외환 수요 일시에 몰렸기 때문

 

환율이 급등하는 원인은 외화 수요가 갑자기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당국이 외환 수급을 조절하는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므로, 시장의 예측과 행동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4년 하반기 북한시장에서 외화수요가 늘어날 만한 계기는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 인적, 물적 지원을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2000년 코로나 19사태로 폐쇄됐던 국경이 다시 열리기를 기대했던 2022년 상반기 당시 중국과의 무역확대를 예상해 북한시장에서 북한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환율 변동이 있었다.

 

북한원화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국경 폐쇄 이전 북-중 무역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이었던 석탄과 철광석은 경제제재로 인해 중국이 더 이상 수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외환을 공급하지 못한다.

 

반면 북한이 임가공 사업용 중간재를 중국에서 후불방식으로 수입해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중국에 수출하니까 임가공 비용만큼 북한에 외환이 공급된다.

 

외환 공급이 늘면 북한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2010년대 중반 달러당 5천 북한원 수준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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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평양백화점 1호점에서 열린 제15회 상품박람회에서 사람들이 간식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USA Today, AFP]

 

그러나 북-중 무역이 예상만큼 확대되지 않으면서 시장환율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특히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들도 더 이상 북한과의 후불제 방식을 선호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중국경제의 침체도 한몫했다. 국경이 폐쇄되기 이전과는 시장환경이 바뀐 것을 북한시장은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와중에 2024년 하반기 러시아 시장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은 중국시장과는 전혀 달랐다. 후불제가 아니라 직불제 또는 선불제였기 때문이다.

 

북한내에서는 당장 물자 조달이 필요한 시기가 계속됐다. 밀가루를 비롯한 식량 수입은 물론, 2025년에 마무리되는 국가개발 5개년 계획과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당장 각종 기자재 수입이 필요했다.

 

반면 북한내에서는 지하자원을 제외하고 인력을 활용한 사업 이외에는 이렇다 할 상품이 없기 때문에, 외환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환율은 급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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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체관광에 나선 러시아인들 [출처=연합뉴스]

 


• 환율급등이 드러낸 북한경제의 취약성

 

단기적 환율급등이 북한 시장가격 급상승에 직결되면서 북한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환은 중앙에서 관리한다. 중앙기관에서 외환관리를 통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한다. 특히 북한과 같은 폐쇄경제와 중앙집권적 경제체제에서는 환율조절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시장이 완충작용 없이 외부 시장과 곧바로 연계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시장화는 단순히 장마당 경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관들도 시장거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각 기관은 건설계획을 할당받으면 정해진 기간내에 완수해야 한다. 외부에서 원자재를 들여오기 위해 북한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외환을 모아야 하며, 이는 환율급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론된다.

 

또한, 러시아에 보낸 군인들의 인건비, 무기 판매 등은 대부분 루블화로 결제되는데 북한시장에서 유통되는 외화는 미 달러,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직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는 외환이 북한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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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북한군 러시아 파병 위한 이동 시작” 소식을 알렸다. [출처=연합뉴스]

 

그렇다고 북한당국이 당장 외환정책을 쓸 만한 재원이나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2025년에는 지속할 듯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러-우크라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자신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북한이 러시아와 거래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북한내에서는 5개년 계획의 마무리를 재촉하고 있다. 외환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며, 환율은 더 오를 기세다. 결국 북한당국은 북한원화를 많이 찍어내면서 북한내부의 외환을 긁어모을 수밖에 없다.

 

북한시장의 물가는 환율급등에 맞춰 오르게 된다. 인플레이션을 넘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치닫을 위험성도 있다. 시장화된 북한경제가 통화관리를 못하게 되면 북한경제는 무너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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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용승(Dong, Yongsueng) ▶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수료 /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통일북한학과 겸임교수 / (전)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경제안보팀장) / (전)대통령 통일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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