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는 차별적 사회에서 얻을 것을 모두 다 얻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여성에 대한 죄책감을 다음 세대에게 전가한다. 남녀평등의 전도사인양 행동한다. 여성할당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2030 남성은 사회적 약자이다. 6070 남성 처럼 강자가 아니다. 6070 남성이 속죄를 할려면 그들 세대의 여성들을 위한 보상을 강구해야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은퇴를 해버렸다. 그러자 5060 남성들이 그 보상책을 만드는데 그 짐은 2030 남성의 것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는 부동산으로 누릴 것을 다 누렸지만 이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코인 투자를 한다. 20대 대학생 4명 중에 1명이 코인 투자를 하는데 대부분이 남학생이다. 알바를 하면서 번 돈으로 어떻게 해서든 내 집 마련의 남성성을 회복하려 하는데 정부는 불법 도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세금을 걷겠다고 한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이제껏 해준 일이 무엇이냐고 묻게 된다.
이들을 대표하는 이도 없고 목소리도 없다.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다. 대부분은 여자들의 눈치만 살폈다. 직장에서 일을 시킬 때도 힘든 일은 남자들의 차지였다. 남적남. 남자들의 적은 남자다. 남자 상사들은 여성의 눈치를 살핀다. 남자들에게는 남자니까 참으라고 한다. 이것은 약자에 대한 성차별이라고 외치고 싶지만 찌질해 보여서 그만 둔다.
직장에서 성차별 성희롱 방지 교육도 철저히 여성을 위한 것이다.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이 된다“, “사내 자식이 불알 두 쪽 달고 태어나서 쪽팔리지도 않냐”, “남자니까 참아야 한다”, “남자가 쪼잔하게 왜 그러냐” 이런 것들이야 말로 성차별적이지 않은가? 직장내 성희롱 성차별 방지위원회에서 이런 것을 시정했다는 말을 청년 남성은 들어보지 못했다. 데이트 폭력은 남성만이 저지른다는 전제, 여성들은 성범죄 고소시에 무고죄 조사유예를 받는 조치. 이런 것이 과연 공정한가를 묻는다.
그래서 차라리 소라넷, N번방, 연쇄강간범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 등 중형에 처하라고 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지 말고, 범죄자는 엄격히 처단하라고 말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한다고 말로만 하지말고 어떤 기한내에 집행하겠다고 명백하게 말하라고 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지 말고, 확실하게 법을 집행할 것은 집행하라고 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불만은 여성가족부로 향한다. 2015년 여성정책원이 여성 혐오 발생 이유를 조사했다. 10대 남자 청소년(53.8%)과 남자 대학생(48.4%)은 압도적으로 “여성가족부 때문에” 여성 혐오가 발생했다고 대답했다. 복수응답을 할 수 있는데 “군대는 안가면서 특혜만을 요구하는 여자들 때문에”, “공중 질서를 어기는 무개념 여자들 때문에”, “남자에게 의존해서 사치를 일삼는 여자들 때문에” 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2030 남성은 여성가족부가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청년 남성은 보호의 대상인가 아니면 회피의 대상인가라고 질문을 한다. 2030 남성도 힘들다며 여성들을 위한 평등은 이미 초과달성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강남역 살인 사건 후 2016년 문재인은 최초의 페미니스트대통령을 선언했다. 2022년 윤석열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라는 단 일곱글자 공약으로 청년 남성 표를 쓸어모았다. 그리고 윤석열은 체포되면서 유튜브를 통해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신남성연대 등 극우 유튜브는 그들에게 극우적 세계관을 주입한다. 게임커뮤너티에서 남성의 언어와 세계관을 접하고, 남초커뮤너티와 유튜브를 통해 세계관을 단련한다.
8) 2030 남성은 이념 집단은 아니다, 공정을 바랄 뿐이다.
청년세대에게는 이념이 없다. 민주 대 반민주의 시대에 살지 않았다. 좌와 우로 나뉘어있지도 않았다. 공정은 남녀 공히 그들 세대의 가장 민감한 이슈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남북단일팀 결성은 남북 화해를 위한 결단이다. 청년들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단일팀 결성으로 올림픽 진출 꿈이 좌절된 이들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 정규직화 논란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부딪힌 악재였다. 죽어라고 경쟁하는 사회에서 어느날 기성세대의 결정으로 하루 아침에 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2021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 부동산 투기사건은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탄핵으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여전히 세상은 내노남불이고 불공정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기존 정치권이 철저하게 응답해야 할 사안이다.
국민의힘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6070의 세대기억은 한국전쟁이다. 민주당의 절대 지지세력인 4050의 세대기억은 광주다. 2030의 세대기억은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다. 그들의 세대 기억으로 볼 때 이념적으로 보수화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보수정당으로 경사되어있다.
청년 남녀가 갈리는 것은 젠더이슈이다. 세상의 따듯한 시선은 모두 청년 여성에게로 향해있다. 특히 진보적인 586세대 남성들이 그렇다. 그들은 남태령대첩, 응원봉 떼창, 키세스에 열광한다. 그들의 SNS에는 온통 이들에 대한 찬사가 넘쳐난다.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보고 변화의 담지자라고 평가한다. 새로운 세상의 희망을 보았다며 벅찬 기쁨을 토로한다.
악순환이다. 청년 남자들은 갈수록 진보의 영역에서 멀어져간다. 청년 남성에게는 다른 정치적 선택의 방도가 없었다. 2021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2022년 대선에서 20대 남성은 이재명 36.3%, 윤석열 58.7% 지지를 보였다. 20대 여성은 이재명 58%, 윤석열 38.3%로 나뉘었다. 30대 남성은 이재명 42.6%이고, 윤석열 52.8%였다. 30대 여성은 이재명 49.7%, 윤석열 43.8%로 나뉘었다.
‘여민남국’, 이것은 이제 추세가 되었다. 내란 사건을 경험하고도 교정이 되지 않는다. 2024년 총선에서는 윤석열의 실책으로 그런 흐름이 완화되어 국힘 지지가 근소하게 더 많았다. 설을 전후해 다수의 여론조사가 나왔다. 내란을 경험한 젊은 남성들의 선택은 뜻밖에도 정권교체 보다 정권재창출을 더 많이 선택했다. 청년 남성들이 내란 이전에 보수정당을 지지한 것과 지금의 극우화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다르다. 청년 남성들의 이런 흐름을 방치하면 세대기억으로 보존되어서 극우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들을 방치하는 것을 잘못된 일이다.
조 앤 윌리엄스는 ‘저출생, 워킹맘, 극우 그리고 신자유주의’(EBS)에서 좀 더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해법이라고 말한다. 아버지 세대는 그렇지 않았는데 자신들의 세대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향수적 박탈(Nostalgic Deprivation)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권한다. 노동법을 고쳐서 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고, 아버지 세대가 누리지 못했던 미래경제에서 기회를 찾도록 사회를 재설계해야 한다. 사회에서의 실패가 본인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며, 실현하기 어려운 가장의 역할에 대한 그들의 상실감을 위로해야 한다고 본다.
2030 남녀의 성전은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를 갖고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누구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남녀평등인지 남녀가 만족할만한 중간 지대의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남성들이 요구하는 남녀개병제 수용만이 답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회적 합의를 단시간내에 도출할 수는 없다. 사회경제구조를 바꾸어서 사회적 약자에게 더 포용적인 방향으로 갈 때 갈등과 대립도 줄일 수 있다. 지금 20대에서 남자들이 사회적 약자일 수 있다는 따듯한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