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의 이슈산책] 한덕수는 왜 탄핵의 길을 선택했을까

민병두 입력 : 2024.12.27 09:13 ㅣ 수정 : 2024.12.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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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주한미국상의·미국계 외투기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왜 탄핵 당하는 길을 선택했을까? 보수의 아이콘이 되어서 다음 대통령이 되려고? 이것은 너무 많이 나간 얘기이다. 일부 유튜버들이 이런 추측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얼떨결에 대통령이 되기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에서는 부인의 무속신앙에 빠졌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계산이 빠른 사람이라 점집 얘기만 듣고 행동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인간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한덕수 대행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승승장구를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를 키워준 것은 민주정부였다. 그런데도 민주정부의 가치를 배신한 것은 그를 둘러싼 보수적 인간관계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주변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고, 그들의 압박과 구속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덕수는 총리로서, 대행으로서 탄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행위와 범죄를 저질렀다. 우선 총리로서 가장 큰 범죄는 내란 동조행위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12월3일 비상계엄을 발동하겠다고 했을 때 국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진언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렸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말을 듣지 않았고 그래서 국무회의 소집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국무회의를 열면 다른 국무위원들이 반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제안을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과잉 흥분 상태라서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셈이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국무회의는 형식적 법률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다. 속기록도 부의 서명도 없었다. 이것으로 그는 내란 부화수행(부회뇌동)의 죄가 충분히 입증된다. 명백한 탄핵사유에 해당된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도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정치행위를 했다.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내란 동조행위이다.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3분의 1 씩 추천을 하게 되어있다. 국회 추천 몫은 국회의 권한이고 이를 대통령(권한대행)이 반대할 수 없다. 헌법학계의 일치된 견해이다.

 

지금의 헌법재판소는 6인 체제로 간신히 대통령 탄핵심판 의결 정족수를 갖추고 있다. 내년 4월13일에 전 정부의 대통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 2명의 임기가 끝난다. 윤석열의 탄핵심판은 불가능해지고, 윤석열이 마음만 먹으면 직무정지 상태로 5년 임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가장 끔찍한 상황으로 총체적 위기이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박근혜탄핵소추안 보다 사안이 간명하고 중대한 윤석열탄핵소추안을 질질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하면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된다. 그가 역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여 탄핵을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민주당으로서는 멈출 수가 없다. 그런데 경제부총리까지 탄핵을?  한덕수가 보수적 인간관계에 포위되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듯이 다른 국무위원도 같은 인간관계에 속박되어있다. 계속하여 헌법재판관 임명에 동의하는 국무위원이 나올 때 까지 탄핵을 하게 되면 내각은 그냥 장관 몇 명과 국무위원을 대행하는 차관으로 운영될 것이다. 그러면 국무회의 정족수 미달로 정부 셧다운이 된다. 그리고 만약 윤석열이 임기를 마친다면. 이런 최악의 상황을 어떻게 피해야 할까?

 

국회의 내란 국정조사는 진행되겠지만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쌍특검의 미래도 안개속이다. 권한대행들이 계속해서 내란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허약한 공수처와, 사악한 검찰과 경찰 간의 수사권 다툼은 계속되고, 경호처의 윤석열에 대한 방어를 뚫어야 하는 문제가 쉽지가 않다. 특검이 출발해서 기세등등하게 전광석화처럼 밀어부쳐야 하는데 진지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대행탄핵을 계속하여 최종적으로는 국무회의가 의결정족수가 안되어 국회의장이 공포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권성동-권영세 체제가 출범하면서 내란동조세력이 활보할 수 있는 진지를 구축했다. 사사건건 절차에 제동을 걸고, 탄핵피로감을 부추킬 것이다. 한덕수 대행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되니 환율이 또 치솟았다고 공세를 펼치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렇게 상황을 끌고가면 결국 국민여론이 내란과 내란 반대에서, 줄탄핵과 줄탄핵반대로 전환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 사이에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권한쟁의 심판이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추천 몫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민주당의 행위가 옳다고 심판하면 깔끔해진다. 한덕수는 탄핵되고 경제부총리가 대행이 되어 국회추천 몫 헌법재판관를 임명하면 된다. 그 앞에는 또 쌍특검이 놓여 있지만 아마 12.3국무회의 때 발언으로 보아 내란특검은 받아들일 수도 있다.

 

전두환-윤석열로 이어지는 헌법파괴세력이 저렇게 여전히 활개를 치고 다니는 상황을 보면 전율이 느껴진다. 저렇게 해서 유럽의 극우정당이 탄생하고 히틀러 같은 괴물이 나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반민주 반공화 세력을 정치에서 축출하는 진정한 정치개혁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들의 진지가 되고 있는 영남보수와 강남보수를 바꿀 수 있는 보수의 교체는 어떻게 가능할까? 보수의 혁명적 교체가 없으면 언제든지 이런 역행과 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핵이 완성되고 난 후에 우리의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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