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삼성디스플레이-레노버 손잡은 세계 첫 롤러블 노트북, 대중화에 성공할까
LG전자, 2023년 폴더블 노트북 제품 내놔 초도물량 완파 '기염'
삼성디스플레이,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롤러블 OLED' 양산해 눈길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2026년 78조원 시장으로 급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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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노트북 시장에도 ‘뉴 폼팩터(제품 형태)’ 시대가 활짝 열렸다.
레노버는 2020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Foldable, 접을 수 있는) 노트북을 출시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예전에 없는 새로운 노트북이라는 점은 두드러졌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3년 후인 2023년 LG전자가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를 시장에 내놓으며 폴더블 노트북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가격이 499만원이 넘었지만 출시 직후 초도 물량 500대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레노보와 다른 행보인 셈이다.
LG전자 외에 여러 외국산 브랜드도 폴더블 노트북과 PC를 선보여 노트북 폼팩터 생태계가 커지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글로벌 유력 기업이 대거 출격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 폴더블 노트북 신제품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달 7~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폴더블을 뛰어넘는 롤러블(Rollable) 노트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두께나 무게 등 휴대성과 사용 중 패널에 가해지는 물리적 스트레스 등을 고려했을 때 롤러블은 폴더블보다 한단계 위에 있는 폼팩터로 평가된다.
레노버가 오는 6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 계획인 '씽크북 플러스 6세대 롤러블(ThinkBook Plus Gen 6 Rollable)'은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화면 높이를 14인치에서 16.7인치로 늘릴 수 있는 독특한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이와 함께 △화면 분할 기능 △가상 디스플레이 옵션 △강력한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등을 갖춰 생산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궈쩡(AG Zheng) 레노버 SMB(Small and Medium Business, 중소사업) 제품 및 솔루션 고급총감(Executive Director)은 "씽크북 플러스 G6 롤러블은 소비자에게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IT 제품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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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롤러블 노트북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4월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롤러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에 돌입한다.
레노버 측은 “독보적인 OLED 기술력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 롤러블 노트북 상용화에 도전하겠다"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키패드 아래 감춰져 있는 패널을 세로로 넓히면 화면이 약 50% 가량 커지면서 차별화된 모바일 컴퓨팅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화면을 평소(Roll-In(롤인) 상태)에는 5:4 화면비, 14형 크기의 일반 형태 노트북으로 사용하지만 화면을 늘리면(Roll-Out(롤 아웃) 상태)에는 8:9 화면비, 16.7형 대화면으로 편안하게 멀티 태스킹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롤러블 기술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패널에 적용 중인 무편광 저전력 기술, '에코 스퀘어 OLED(Eco² OLED™)'도 노트북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통해 패널 두께는 축소하고 소비전력은 약 30% 가량 개선됐다.
김영석 삼성디스플레이 IT영업 담당 상무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성상 화면 전체에 스트레스를 미칠 수 있는데 오랜 폴더블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롤러블 제품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롤러블 기술은 IT 기기, 특히 노트북 제품의 휴대성, 사용 경험에 혁신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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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이제 막 상용화가 시작해 디스플레이 혹은 관련 제품 시장 규모를 추정할 순 없다. 다만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발간한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보고서에 따르면 OLED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1년 266억달러(약 39조원)에서 2026년 530억달러(약 7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커브드 및 벤더블(고정형) △폴더블 및 롤러블(단일 가변형) △스트레처블(자유 가변형) 등 유연성을 지닌 패널을 뜻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가운데 대표적인 상용화 성공 사례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를 출시해 시장이 활짝 열렸다.
유비리서치가 발간한 '2024 소형 OLED 디스플레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폴더블폰용 OLED 출하량은 2024년 2740만대에서 2028년 527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해마다 최소 40%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트렌드포스 전망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2021년 1000만대를 밑돌았지만 2024년에는 2021년 대비 80%가량 성장한 1780만대로 예상된다.
이러한 예상치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제품의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업계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단기간 내 급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LG전자는 2019년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야심차게 내놨지만 대중화에 실패해 출시 5년 만에 생산을 접었다. 이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R 가격이 무려 1억원을 호가하는 등 가격 요인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일반적인 평평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에 대한 우려로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요는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은데 아직까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2%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를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롤러블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노트북보다 스마트폰이 가격 접근성이 더 낫아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 시장 반응과 판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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