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장도 연임 시험대...불확실성 돌파 전략에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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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태풍이 예고된 가운데 주요 지방은행장들도 연임 시험대에 오른다. 이들의 경영·재무적 성과로 비춰봤을 때 대부분 임기 연장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최근 지방은행의 업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불확실성에 대응한 ‘성장 전략’ 제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올 12월 말, 방성빈 BNK부산은행장과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말 각각 임기가 종료된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이들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JB금융그룹과 BNK금융그룹은 행장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승계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통상 금융그룹은 자회사 CEO 임기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 이사회 내 꾸려진 전담 위원회를 가동해 후보군 검증에 나선다. 승계 일정에 맞춰 1차 후보군(롱리스트), 2차 후보군(숏리스트) 순으로 압축한 뒤 도출된 최종 후보자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되는 방식이다. JB·BNK금융 역시 이사회에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두고 있다.
지방은행장들의 임기 내 재무적 성과는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광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11억원으로 전년동기(2151억원) 대비 16.7% 증가했다. 전북은행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596억원에서 1732억원으로 8.5% 늘었다. JB금융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핵심 자회사인 은행 성장세에 힘입어 56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4924억원) 대비 14.1% 증가한 규모다.
BNK금융 역시 은행 자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22억원)보다 6.8% 성장했다. 이 기간 부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930억원에서 3847억원으로 2.1% 감소했지만,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392억원에서 2908억원으로 21.%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BNK금융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6645억원)보다 6.1% 늘어난 7051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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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거점 지역 시(市)금고 사수에 성공한 점도 주요 경영 성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광주은행은 지난달 광주광역시 1금고(주금고)에 재선정됐고, 부산은행도 지난 9월 부산광역시 1금고를 사수했다. 경남은행 역시 지난해 9월 울산광역시에 이어 지난 9월 창원특례시 1금고를 지켜냈다. 올해는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방 금고 입찰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위기감을 높였지만 지방은행의 연승으로 마무리됐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금고는 은행권의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조 단위 예산 예치로 대규모 저원가성예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공무원 등 잠재 고객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주요 지자체 금고 지위를 지킬 수 있었던 건 ‘지역 특화’ 접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현직 지방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를 확신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당장 올해부터 금리 하락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이 본격화한 만큼 경영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 임기 내 성과 뿐 아니라 지방은행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 제시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행들이 당면한 과제로는 지역 가계·기업 차주 상환 능력 약화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비(非)이자 부문 신규 수익원 발굴, 디지털 전환 대응 등이 지목된다. 특히 일각에선 지방은행의 확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지속가능성 제고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이 연임 시험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 여·수신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 금리를 조금 더 올리거나 신용도가 안 좋은 차주를 디마케팅(Demarketing)하면 수익성은 좋아질지 몰라도 지방은행 본연의 역할은 다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이자 부문도 여전한 과제인데, 아직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산관리(WM) 전문성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관리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DGB대구은행)도 차기 행장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황병우 당시 대구은행장이 DGB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은행장 겸직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임기 연장과 겸직 분리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