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도 순익 증가했지만...기대·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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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주요 지방은행들이 이자 이익 증가와 자산 건전성 관리 효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일부 지방은행들의 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개선세가 뚜렷하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 하락기에 접어든 데다 지역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실적 하방 경계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 등 4개 지방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99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0억원) 대비 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합계 역시 지난해 3293억원에서 올해 3606억원으로 9.5% 늘어났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732억원을 시현했는데 전년동기(1596억원) 대비 8.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2151억원에서 2511억원으로 16.7%, 경남은행은 2393억원에서 2908억원으로 21.5% 각각 늘었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3930억원에서 올해 3847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은행의 핵심 이익인 이자 부문이 성장한 게 실적 반등을 지탱했다.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은 올 3분기까지 누적 3조261억원의 이자 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9541억원)과 비교해 2.4% 늘어난 수준이다. 올 3분기 이들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년동기(137억8664억원 대비 2.2% 증가한 140조904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방은행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등 자산 건전성 지표가 조금이나마 개선된 점 역시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은 잠재 부실 및 신용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규모가 클수록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 3분기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8673억원으로 전분기(8991억원) 대비 3.7% 줄었다. 이 기간 연체율 평균도 0.65%에서 0.61%로 0.4%포인트(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올 2분기 1985억원에서 3분기 1880억원으로 5.3% 줄어들었다.
한 지방은행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황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고 선제적으로 많은 충당금을 쌓아 3분기 들어서는 부담이 조금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 자산에 대한 상·매각을 진행한 것도 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일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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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 4분기를 비롯해 내년까지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의 긴축 완화로 시장금리 하락이 불가피한 데다 각 은행들이 거점을 두고 있는 지역의 경기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로 얻을 수 있는 마진이 정체되는 와중에 가계·기업 차주들의 상환 능력마저 약화될 경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른 지방은행의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하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지방은행 같은 경우 결국 지역 경기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내년에도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이익의 이자 부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건 이 같은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총영업이익 3조1989억원 중 이자 이익(3조261억원) 비중은 94.6%에 달한다. 사실상 은행 이익을 떠받치고 있는 이자 부문이 둔화할 경우 전체 실적도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은행들의 수익성 지표는 이미 하락 전환한 상황이다. 순이자마진(NIM) 현황을 보면 부산은행은 올 2분기 1.92%에서 1.87%로 0.05p. 경남은행은 1.87%에서 1.81%로 0.06%p 각각 하락했다. 이 기간 전북은행(2.73%→2.63%)과 광주은행(2.73%→2.65%) 역시 각각 0.10%p, 0.08%p의 NIM 하락률을 보였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방은행이 강점을 갖고 있는 관계형 금융을 보다 강화하고 주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 신용평가 모델 개발 등 노하우를 시스템해야 한다”며 “지방은행의 강점인 지역 점포망과 지역 전문 인력을 활용한 혁신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