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수준 밑돈 3/4분기 실질GDP, 성장목표 달성에 적신호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특징을 보인다.
첫째, 3/4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아 올해 성장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둘째,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예상을 벗어나 부진해지면서 향후 성장경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셋째,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여 그나마 향후 성장경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 속보치로 본 3/4분기 경제성장률, 전기대비 0.1%로 예상치 하회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4분기 한국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1% 성장하며 기존 예상치를 밑돌았다.
올해 한국경제는 1/4분기에 전기대비 1.3%의 깜짝 성장세를 보였으나, 2/4분기 –0.2%에 이어 3/4분기 0.1%로 2분기 연속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2.4%로 전망하며,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을 각각 전기대비 0.5%와 0.6%로 보았다. 하지만 이번 3/4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0.4%p 낮은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의 전망치(2.4%)는 정부(2.6%)나 KDI(2.5%) 등의 전망치보다 보수적이지만,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4%에 도달하려면 4/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2%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 대내외 경제 여건과 주요 경제지표의 흐름을 감안할 때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3/4분기 한국경제 부진의 주범은 수출, 그나마 내수가 상대적으로 선전
3/4분기 성장 내역을 지출 측면에서 보면, 내수는 건설투자를 제외하고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수출 부진이 주요 문제였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재화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의 소비 증가로 전기대비 0.5% 상승하여 2/4분기의 감소(-0.2%)에서 회복했다. 정부소비는 2/4분기와 같은 0.6% 증가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수요가 늘어나며 6.9% 증가해,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의 건설이 모두 줄어들며 –2.8%로 2/4분기(-1.7%)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국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던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0.4% 감소했다. 수출은 2023년 1/4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올해 3/4분기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민계정체계 기준으로 수출은 줄었으나,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입은 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3/4분기 0.1% 성장률에서 수출과 순수출(수출-수입)의 기여도는 각각 –0.2%p와 –0.8%p로 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쳤다.
반면,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건설투자(–0.4%p)를 제외하고 설비투자 0.6%p, 민간소비 0.2%p, 정부소비 0.1%p 등으로 모두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
• 외풍에 견딜 수 있는 경제체질 강화와 내·외수 균형성장 도모할 필요
3/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더라도 2.2∼2.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이 심각한 수준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2023년 성장률이 2022년 성장률(2.7%)의 절반 수준인 1.4%로 매우 낮았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의 2%대 초반 성장률이 괜찮은 수준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한국경제의 성장 복원력이 약화된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3/4분기 성장률이 주는 중요한 시사점은 한국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수출주도’만으로는 어렵다는 점이다.
수출은 외부 요인에 취약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내수와 외수가 서로 보완하는 내·외수 균형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신상품 개발과 시장을 다변화해 수출 부진을 타개하는 동시에, 내수기반을 확충해 지식기반 서비스업 등 다양한 내수 산업이 혁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내·외수 균형이 이루어져야 외부 충격에 견디는 경제체질도 강화되고 적정 성장세 유지도 가능할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