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과 고객 관련 양보 못해" 권원강 교촌 회장 자신감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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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권원강 교촌 회장의 경영 철학인 '진심경영'이 소스 사업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교촌의 소스 사업부로 시작된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소스를 생산한다. 권 회장은 평소 품질과 고객에 대해선 어느 것 하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제품의 소스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실제 교촌의 소스 레시피 배합을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이 권 회장이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전국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얻은 질 좋은 원료로 2000여 가지의 소스를 만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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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문한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은 '교촌치킨'하면 떠오르는 소스들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드소스·간장소스·허니소스' 등 3종이다.
이들 소스의 원료는 각각 '청양홍고추·마늘·천연 아카시아꿀'이다. 국내 치킨 브랜드가 700여 개에 달하며 레드오션을 이뤘지만 대부분 화학 조미료를 사용해 치킨을 완성해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권 회장의 뚝심에서 비롯된다. 평소 권 회장은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 농작물로 소스를 만들고 자체 전용 공장을 만들자"고 지시했고, 비에이치앤바이오가 그의 뜻을 받아 이루고 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권 회장은 평소 제품, 고객과 관련된 사항은 작은 부분까지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교촌을 이끌고 있다"며 "가장 한국적인 맛으로 세계 소스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3가지 주 재료를 소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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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회장의 진심경영은 소스 원재료에서부터 시작된다.
진천공장은 최상의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전국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교촌은 계약재배를 통해 대규모의 원물을 안정적으로 수급받을 수 있어 좋고, 농가는 판로 걱정을 덜고 농사에 집중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다.
실제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에서 고추를 생산하는 40년차 농사꾼 임천섭 씨는 "40년 동안 고추 품목으로 기업과 계약재배를 하는 건 교촌이 처음"이라며 "캡사이신을 써도 될 텐데 왜 굳이 국산 청양홍고추를 쓰나 싶었는데, 권원강 교촌 회장이 무조건 국내산 좋은 식재료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들어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홍고추가 기존 4000∼5000원에 불과했으나 올 추석 이후 5만 5000원으로 치솟았지만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계약 구매를 동일하게 진행했다. 농가와의 진심 어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명득 비에이치앤바이오 구매자재팀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최상의 식재료를 찾아다니는 장본인이다. 그는 △경기 여주·이천 △충남 청양 △강원 원주·인제·홍천 △충북 단양 △경북 영양 △전북 정읍 △전남 해남 등 전국 동서남북에 두문불출하고 있다. 여기에 장마와 태풍 등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급망을 넓혀가고 있다.
교촌이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에 달하는데 이 중 58%가 계약재배를 통한 물량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산 마늘의 경우 동기간 700톤의 물량을, 아카시아꿀은 315톤을 수급받았다.
김명득 팀장은 "고추는 산지와 출하 시기를 까다롭게 따져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는데, 최근 매운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가 감소하고 있어 전국을 돌며 청양홍고추를 납품할 수 있는 계약재배 농가를 지속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엔 전라도에서도 납품받을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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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의 소스 생산을 책임지는 진천공장은 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1만5375㎡ 부지에 연면적 9392㎡ 조성됐는데, 근로자는 27명에 불과하다.
컵 포장기·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 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 자동화 로봇들이 근로자들을 대신해 제품을 만드는 덕분이다. 국내에 드문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춰,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로봇이 담당한다. 진천공장의 생산량은 하루 30∼40톤인데, 연간으로는 최대 1만 2465톤에 달한다.
특이한 점은 교촌치킨 소스의 핵심 레시피는 권원강 회장 단 한 사람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원엽 대표는 "권 회장은 고객들이 교촌에 어느 하나 서운하게 느끼지 않고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며 "누군가 소스를 따라할 순 있겠으나 권 회장의 특별한 레시피와 그에서 느껴지는 진심을 따라할 수 없고 이것이 바로 교촌의 성장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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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이 소스에 '진심'을 보이는 이유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전 세계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소스를 자체 생산하는 곳은 많지 않아, 차별화된 소스를 만든다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까지 얻을 수 있다.
미국 3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칙필레(Chick-fill-A)는 22조의 연 매출 중에서 소스가 5000억 원을 차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페리페리(Peri-Peri) 치킨은 매운 소스를 만들어 매년 1500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양념 소스 및 전통 장류 등 수출액은 3억 8400만 달러(약 5126억 원)로, 전년 대비 6.2%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향후 소스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교촌의 소스는 현재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 등 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중동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슬람 문화권에 맞춰 교촌의 치킨용 소스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았다.
최근엔 미국 대형 유통사 코스트코에 입점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코스트코가 국내에선 6조 원, 해외에선 34조 원에 달하는 시장인만큼 교촌의 소스는 판매고를 올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미래를 대표 할 K푸드는 소스에서 나오고 K외식은 치킨에서 나올 것"이라며 "교촌과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고객을 위해 진심을 다하며 최고의 원재료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