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기자 입력 : 2024.09.04 11:02 ㅣ 수정 : 2024.09.04 11:02
9월 정책 시행 첫날 가계대출 8000억 이상 증가 서울 아파트값 23주 연속 상승...9월 입주는 줄어 "전세값 상승·공급 불안 지속...수요 여전할 것"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부동산 상승기에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달리는 기차를 막을 수 없다"
국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뉴스투데이>에 이같이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다방면으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8.8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공급 확대에 나선 정부는 이번 달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시행하며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섰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직전인 8월 마지막 날 주택담보대출만 1조 6000억원 증가했다. 9월 시행 첫날에는 가계대출이 8000억원 이상 늘었다. 규제를 통해 집값 상승에 제동을 걸려던 정부의 손짓에도 시장은 요동쳤다.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수도권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상승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9일 발표한 '8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26% 올랐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23주 연속 상승을 기록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규제안이 지금의 상승가도를 막지 못할 거라 전망했다. 국내 금융업계 종사자는 <뉴스투데이>에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이 무색하게도 대출 문의는 그다지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는데 갈수록 차주 부담만 커져가는 듯한 모습"이라며 "가파른 상승장이었던 지난 2021년 때처럼 집을 사려고 마음먹은 이들은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려들면 개인 사채를 끌어다 써서라도 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와중에 입주 물량까지 감소세를 보이며 상승곡선이 더욱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890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으며 전월(1만8950가구)에 비해서는 절반 이상 줄었다. 경기도로 한정했을 경우 하락폭은 더욱 커진다. 지난달 1만5784가구가 입주한 경기도는 이번 달 3246가구로 79% 줄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책적인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뉴스투데이>에 "자금력이 있는 이들의 경우 스트레스 DSR이나 금융권의 대출 제한 등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수요자들의 구매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으나 전세값 상승이나 공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여력이 있거나 주택 구매를 미뤄 온 사람들에게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이번 규제안에 대해 시장이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인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