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42% ‘내년 최저임금 동결 돼야’…경영 부담 느껴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업, 노동계, 정부의 의견이 분분하다. 기업의 절반은 현행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고, 물가 상승과 열악한 경영 환경 등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인건비 상승 대책으로는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연봉을 동결하는 방식을 주로 생각했고, 적정한 최저임금으로는 '8500원~9000원'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HR기업 사람인(대표 황현순)이 기업 828개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과 인건비 부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현행 최저임금인 시간당 9860원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 기업이 절반 가까이(49.3%)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하다’는 30.9%,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는 19.8%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이 높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가 덩달아 올라서’(48.3%, 복수응답)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경영 환경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서’(42.4%), ‘최저임금 부담에 따른 폐업, 채용 축소를 할 수밖에 없어서’(41.4%), ‘지난해 이미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32.6%), ‘현재 경제 상황에 맞지 않아서’(29.4%) 등을 선택했다.
다음해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동결돼야 한다’(41.7%)고 생각하는 비중이 가장 많았지만 ‘인상해야 한다’(31.6%)는 의견도 존재했다. ‘지금보다 내려야한다’는 의견은 26.7%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대책으로는 ‘채용 규모 축소’(36.8%, 복수응답)를 우선적으로 꼽아 다음해 고용시장도 녹록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어 ‘연봉 동결’(25.8%)이 뒤를 이었다. ‘별다른 대책 없다’는 기업도 24.9%나 됐다.
이 외에도 ‘근로시간 단축’(19.8%), ‘직원 구조조정’(18.8%), ‘상여금 지급 중단’(16.4%)을 고심하는 기업도 있었다. 아직까지 ‘키오스크, AI 등 무인 기술 도입’(6.3%), ‘임금피크제 도입’(4.1%)은 낮은 비율을 보였다.
기업들은 경영 위협의 요소로 ‘인건비 상승’(54.8%, 복수응답)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불황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53.6%), ‘원재료비, 임대료 등 각종 물가 상승’(46%), ‘소비부진으로 내수 위축’(26.1%), ‘채용 실패로 인한 구인난’(21.9%), ‘우수 인재의 이탈’(15.7%)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기업들이 실제 최저임금으로 가장 적정하게 생각하는 금액 범위는 ‘8500원~9000원 미만’(34.7%), ‘9500원~1만원 미만’(23.3%), ‘1만원~1만500원 미만’(14.9%)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