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 저버린 조희경 한국앤컴퍼니그룹 이사장, 석고대죄해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지난 4년여 간 온갖 분란을 조장해 온 한국앤컴퍼니그룹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에게 가족 간의 ‘천륜(天倫)’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판사 조용호)는 지난 11일 조희경 이사장이 조양래 명예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항고심을 기각했다.
이는 지난 2022년 4월 1심에 이은 두 번째 기각 결정이다. 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조양래 명예회장의 신체 및 정신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듯 조 명예회장은 최근 타계한 친형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매일 찾아 조문하며 자신에 대한 건강 이상설(說)을 일축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매일 아침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본사에 출근해 운동하고 임원들과 식사 및 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법원 기각 결정으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제외한 자녀들과 조양래 명예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조 이사장은 왜 부친인 조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청구에 집착을 했을까.
이는 지난 2020년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그 발단을 찾을 수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한국앤컴퍼니 보유 주식 전량을 아들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며 그룹 후계자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조 이사장은 “부친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부녀 사이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 경영능력에 대한 흠집내기와 폄훼 발언을 서슴지 않던 조 이사장에게 조 명예회장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조 명예회장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십 수년간 차남인 조 회장에게 실질적인 그룹 경영을 맡긴 결과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재목으로 판단해 경영권을 승계한 것”이라며 후계자 선정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님을 밝혔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조 이사장이 부친 재산에 눈이 멀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을 작심하듯 “회사 경영에 단 한번도 관여한 적이 없었던 장녀에게 애초부터 경영권을 맡길 생각은 없었다”고 말해 조 이사장이 후계 구도에서 일찌감치 배제됐음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조 명예회장은 장녀 조 이사장에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이사장은 지난해 조 명예회장에게 한국타이어 지분 5%를 본인 재단에 증여하면 한정후견개시 심판 청구를 취하하겠다고 겁박한 사실이 드러나 세상을 놀라게 했다.
평소 조 이사장은 경영권에 관심이 없고 부친의 사회공헌 및 사회환원에 대한 신념과 가치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재임 당시 기부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공헌에 대한 조 이사장 언행은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을 통해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222억원을 사재 출연해 기부활동을 이어왔지만 조 이사장은 같은 기간 11억원 남짓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 명예회장이 2010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에 부친이 약 180억원을 기부했지만 조 이사장은 약 3억원만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1000억원대 자산가임에도 자신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 중 약 99%를 아버지의 사재로 충당한 것이다.
그간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 명예회장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기부 활동을 이어왔고 향후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이에 비해 부친을 대상으로 사회 환원을 촉구하는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진행한 사회공헌 사업에 이름만 올려 둔 채 2022년부터 한국타이어나눔재단 활동은 거의 진행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무수한 논란에도 조 회장 건강 상태에는 어떠한 이상도 없는 것으로 법적으로 입증됐다.
사람 욕심에는 끝이 없지만 인륜과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지켜야 한다. “건강하지 않은 부친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외쳐온 조 이사장의 비판은 정작 자신 자신을 향해 던져야 할 성찰의 문구다.
먼 옛날 ‘탕자(蕩子)’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걸인 차림으로 고향에 돌아왔을 때에 이를 가장 반겨준 것은 그의 부친이다. 조 이사장이 지난날의 과오를 인정하고 속죄의 눈물을 보인다면 조 명예회장도 넓고 따뜻한 가슴으로 딸의 잘못을 사랑으로 품어주리라는 데 그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