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2.01 16:49 ㅣ 수정 : 2024.02.05 14:47
매출 1000만원 내려면, 1분에 0.3잔 팔아야…매월 7만2000원 점주입장에선 부담 코로나19 펜데믹 인한 대출금 상환에 인건비·임대료 등 고려하면 적자일 듯 가맹본사, 생계 책임지는 점주들의 입장 고려해 신중한 선택해야
[뉴스투데이=산업2부 부장대우]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 멤버 '뷔'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광고집행료 60억 원, 이중 20억 원을 전국 가맹점주들이 부담한다고 한다. 단순히 계산하면 전국 컴포즈커피 매장 2414개가 1년 동안 월 7만2000원씩 뷔 광고모델료를 가맹 본사에 납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달에 7만2000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 자영업자가 받는 부담은 크다. 목 좋은데 유명(대형) 프랜차이즈 식당 몇 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7만2000원은 적은 돈이다. 컴포즈커피는 저가 커피를 박리다매 식으로 팔아야 수익이 많이 남는 구조의 가맹사업이다. 가맹점주에게 한 달에 7만2000원의 무게는 어떨까. 컴포즈커피 가맹점 운영이 '생업'이라면 그 무게는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라고 본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외식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원자재 값 상승으로 마진율이 급락하고 있기에 더욱더 그렇다. 컴포즈커피 매장 한 곳이 월 매출 1000만 원을 달성하려면 6666잔을 팔아야 한다. 한 달을 31일로 계산하면 매일 215잔을 팔아야 한다. 하루 10시간 일한다고 하고 한다면 한 시간에 21.5잔, 1분에 0.3잔을 팔아야 한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팔아야 하는 커피 숫자는 더욱더 늘어난다. 1000만 원 매출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얘기다.
문제는 가맹료와 점포 임대료, 인건비, 운영비를 빼면 가맹점주가 가져갈 수 있는 순수익은 매우 적다는 점이다. 대출을 받아 컴포즈커피 가맹점을 연 가맹주들은 매월 상당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그렇기에 7만 원이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7만 원이 넘는 돈 때문에 힘들어 본 경험은 누구나 있다. 늦게 결혼한 필자 역시 마찬 가지다. 겨울철이면 난방용 도시가스 요금 10만 원도 큰 부담이었다. 빠듯한 생활비에서 10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 사먹는 대신 컵라면으로 때울 때 서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경기침체기, 저자커피가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월 7만2000원은 '작은 부담'이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월드 스타가 광고해서 가맹점 브랜드 이미지는 올라가겠지만 점포마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점주들이 얻는 매출 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생업으로 컴포즈커피 가맹점을 선택한 점주들을 고려한다면 가맹 본사는 광고모델료 60억 원을 지출하는 것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의 동의를 구했다고만 말할 게 아니라는 뜻이다. 모델료 납부를 위해 매출을 쥐어짜야 하는 점주들이 겪는 어렵고도 서러운 사정도 생각해야 한다. 가맹본부도 20년 넘은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그만뒀거나,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한 사람들이 인생 2막을 위해 위해 선택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상생의 길'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