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에 드리운 ‘비자금 조성’ 의혹…김연수 대표, ‘AI 사업 재편’ 집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아들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누나인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연수 대표는 이번 사건과 회사는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한 가운데,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김연수 대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동생 김모씨를 둘러싼 사법 이슈와 관련해 우려하고 계실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많은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전일 김씨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다.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는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에 지분을 투자했다. 그런데 이 코인이 2021년 4월 20일 첫 상장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10만7천500%)인 5만3800원까지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불법 시세 조종 등으로 100억원대 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열린 AI사업 기자간담회에서도 행사 전날 보도된 비자금 조성 의혹 기사와 관련해 “회사에는 득도 실도 없다”며 한컴 법인이나 경영진들은 아로와나토큰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김연수 대표는 동생 김씨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사과와 함께 회사와 이번 의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김연수 대표는 “대표이사이기 이전에 누나 김연수로서 제 남동생이 이러한 사건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그저 앞으로 진행될 수사 이후 제 남동생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한컴과 저 김연수는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 또는 실패로 인해 그 어떠한 득도 실도 없다”며 “현재 한컴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과 계획 중인 사업들 역시 이번 이슈와 상관없이 모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이사 김연수로서는 저희 경영진과 함께 한컴 및 주요 자회사에 발생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점검하고 최소화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책임경영과 정도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김연수 대표 체제를 본격화한 한컴은 5년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진입을 목표로 AI 중심 사업 재편에 닻을 올렸다.
한컴은 지난달 28일 AI를 활용한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가칭)’을 공개했다. 그리고 글로벌 IA(지능형 자동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사업 전략과 국내외 유수의 파트너사들과 연대하는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한컴은 패키지 애플리케이션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보유 기술의 모듈화를 통해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30년 이상 축적한 문서 기술에 AI 기술을 접목시켜 이를 SDK 형태로 모듈화해 다양한 기업·기관들의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자사 기술을 외부에 적용함은 물론이고 타사의 우수한 기술들을 한컴의 다양한 생산성 도구에 탑재하는 플랫폼화 전략을 통해서도 빠르게 기술 및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한컴은 SDK와 AI, 문서 관리 솔루션 등 자사의 기술력과 강점을 얼라이언스 연대 파트너사들의 기술과 결합해 차별화한 가치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구축형 솔루션 기반 사업 등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협업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게 한컴의 계획이다.
김연수 대표는 “2024년은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선뵈는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고객·산업별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맞춘 자동화 업무를 수행하는 한컴만의 IA를 통해 관련 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컴은 국내뿐만 아니라 협력과 투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차 두각을 나타내려 한다”라며 “지능형 자동화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축소하는 데 이바지하며 5년 이내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편입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