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 기자 입력 : 2023.11.29 10:02 ㅣ 수정 : 2023.11.29 10:36
오뚜기,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선임 김 본부장은 오뚜기家 사돈으로, '가족경영'이라는 비판 일어 김 본부장의 해외 경영 능력, 오뚜기 동남아 시장 확대 첨병 역할 기대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오뚜기가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딸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다. 함 회장이 사돈을 글로벌 사업 책임자로 임명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오뚜기가 본격적인 가족 경영을 시작했다라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함 회장이 김 본부장을 영입한 것은 단순히 사돈이어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LG전자에 입사하기 전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 타이완지사로 발탁된 이력이 있다. 이때 김 부사장은 대만 현지 기업에 경영 전략을 제공하며 사업적 시각을 넓혀 왔다. 향후 오뚜기가 동남아 시장에 세력을 넓히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진라면 등 라면과 국수 제품들을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 3분기 국내에서 8210억원을 거둬들인 데 비해 해외에서 8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외 매출이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그럼에도 오뚜기는 해외 사업에 집중해 가며 지난 2020년 동기 해외 매출 604억원에서 올해까지 45% 성장세를 보여왔다.
■ 오뚜기 글로벌 사업 확대 총력
오뚜기는 현재 중국과 뉴질랜드, 미국, 베트남에 진출해 △강소부도옹식품유한공사 △강소태동식품유한공사 △오뚜기 뉴질랜드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 △오뚜기 베트남 등 총 5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중국 강소성에 위치한 강소부도옹식품유한공사와 강소태동식품유한공사는 각각 농산물 가공과 당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한국이지만 한국 내 가공식품과 당면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져, 중국 현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기호에 맞는 다양한 완제품을 생산하며 매출 성장 판로를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3분기 매출액은 54억원과 1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 3.83% 소폭 올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소재 오뚜기 법인은 쇠고기 원료와 쇠고기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자 설립됐다. 현지에서는 18개월~30개월 연령의 어린 소만을 도축하면서 구제역이나 광우병 등 축산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뉴질랜드산 사골 원료가 주목받고 있다. 오뚜기 뉴질랜드는 3분기 매출 172억원과 분기순이익 10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152억원과 1억9400만원 대비 12.89%, 444.24% 증가한 수준이다.
또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됐는데, 3분기 매출액 813억원과 분기순이익 103억8400만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688억원과 36억900만원에서 각각 18.13%와 187.69% 올랐다.
오뚜기 베트남은 오뚜기 제품 영업과 제조 기지가 동시에 출범한 첫 해외 법인이다. 빈증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호치민과 하노이에 둔 영업망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소비자들 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식품 위생, 안전 인식이 제고돼 오뚜기도 영양성분을 보강한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오뚜기 매출이 늘어 시장 구매력이 높은 국가로 자리 잡았다. 오뚜기 베트남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526억원에서 3.44% 감소했으나 분기순이익은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0억3200만원 대비 30.74%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오뚜기는 해외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오뚜기의 지위가 공공해지려면 김 본부장의 글로벌 사업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오뚜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김 본부장이 역할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 글로벌 사업통, 김 본부장에게 거는 기대
김 본부장은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컨설팅 업계에 오래 종사했다. 액센츄어타이완 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대만 기업들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IT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2009년 LG전자에 입사해 CIO 정보전략팀장(전무)과 BS유럽사업담당(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 부사장은 정보통신 기술과 편안한 삶의 조화를 이루도록 스마트 제품 비중을 확대해 체계적으로 사업 인프라를 구축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김 본부장의 경영 역량과 세계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오뚜기는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입지를 넓혀갈 방침이다.
오뚜기는 총매출 중 28%를 차지하는 면제품류가 2570만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현지에서 라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며 베트남 내수 시장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